21대 총선 회계 부정으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정정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7일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을 가겠다"며 당 지도부의 검찰 자진출석 지시에 대한 거부 입장을 밝혔다.
정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검찰은 피의사실을 언론에 흘려 피의자의 방어권을 무력화했다"며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요구에 불응하지도 않았음에도 제가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뒤에 숨어있는 것처럼 비춰지도록 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어 "검찰의 도덕 없는 행동은 이미 정치에 들어와 있다고 할 것"이라며 "비도덕적인 행동을 보이는 집단을 '덜' 비도덕적으로 행동하도록 하는 방안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고민했다"고 밝혔다.
또 "국회를 기만하는 오만, 한 인간의 인격을 말살하는 권력행사에 대해 대한민국 300명의 동료 의원을 대신해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 있는 것 뿐"이라며 "의연하게 절차법을 따르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 허영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열린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 의원이 화상 의총에 출석해 동료 의원들에게 자신이 받고 있는 수사 관련 신상발언을 했다"고 설명했다.
허 대변인에 따르면 정 의원은 "우리 당에 부담을 준 것에 속죄의 말씀을 드린다. 잠 못드는 밤을 계속 이뤘다는 말과 함께 검찰 조사에 대한 문제 제기는 당 의원 단체 메신저방에 상세 내용을 올리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같은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지난 26일 "국회의원의 보호를 위해 방탄국회를 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며 정 의원이 검찰에 자진 출두하지 않을 경우 체포동의안을 원칙대로 처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 의원 체포동의안은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된 이후 30일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어 표결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정정순 의원 입장문 전문.
드리는 말씀
옳고 그름을 떠나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 대단히 송구합니다.
본 의원은 지난 10월 4일 '검찰의 체포영장 청구는 불미(不美)하고 바르지 않다'는 입장문을 발표하였습니다.
검찰은 확정되지도 않은 피의사실을 실시간으로 언론에 흘려 피의자의 방어권을 무력화시켰고,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요구에 불응하지도 않았음에도 제가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뒤에 숨어있는 것처럼 비춰지도록 했습니다.
온전함을 잃은 체포동의요구서 뒤에 숨어 부러 침묵하고 있는 검찰의 도덕 없는 행동은 이미 정치에 들어와 있다고 할 것입니다. 비도덕적인 행동을 보이는 집단을 '덜'비도덕적으로 행동하도록 하는 방안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고민할 시간이 이미 도래하였습니다.
국회를 기
의연하게 절차법을 따르겠습니다.
2020. 10. 27.
더불어민주당 청주상당 국회의원 정정순
[김정은 기자 1derland@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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