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옵티머스 피의자들 잇단 잠적으로 수사 난항…신병 확보 실패 지적도

1조 원대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 펀드 사기와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핵심 피의자들의 잇단 잠적으로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검찰의 부실한 초동 수사와 늑장 대응으로 주요 피의자의 신병 확보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옵니다.

오늘(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주민철 부장검사)는 전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은 이모 스킨앤스킨 회장에 대한 서면 심리를 법원에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피의자가 영장심사에 출석하지 않거나 잠적해 통상 1주일인 시한 내 구인하지 못할 경우, 검찰은 법원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거나 심문 없이 서면 심리만으로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서게 됩니다.

앞서 검찰은 옵티머스의 펀드 돌려막기에 가담한 혐의로 화장품 회사 스킨앤스킨의 이 회장과 동생인 이사 이모씨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하지만 이 회장은 심문 당일 연락을 끊은 채 법정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함께 영장이 청구된 동생 이씨만 심문을 받고 구속됐습니다.

검찰은 현재 이 회장의 소재 파악에 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스킨앤스킨 내부 관계자는 "직원들 사이에서는 이 회장이 수주 전부터 잠적했다는 이야기가 돌았다"고 말했습니다.

이 회장은 스킨앤스킨의 자금 150억 원을 덴탈 마스크 유통사업 명목으로 빼돌린 혐의를 받습니다. 스킨앤스킨 신규사업부 총괄고문 유모씨는 같은 혐의로 지난 8월 구속기소 됐습니다.


옵티머스 사건의 주요 피의자 중 종적을 감춘 사람은 이 회장만이 아닙니다.

옵티머스의 금융권 로비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진 정영제 전 옵티머스대체투자 대표는 지난 7월 옵티머스 경영진이 구속된 후에도 언론 인터뷰에 응하는 등 대외 활동을 하다 본인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자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출국금지 조처를 내리고 수사망을 넓혀 신병확보에 주력하고 있지만, 소재 파악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옵티머스 안팎에선 정 회장의 중국 밀항설이 나돌고 있습니다.

옵티머스 설립자인 이혁진 전 대표는 설립 초기 70억 원대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입건됐으나 2018년 3월 검찰 수사 도중 해외로 출국해 미국에 체류 중입니다.

옵티머스의 정치권 로비 창구로 지목된 연예기획사 전 대표인 신모 씨도 다시 행방이 묘연해졌습니다.

신씨는 지난 6월 옵티머스 환매 중단 사태가 불거진 이후 잠적했다가 최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 휴대전화는 꺼져 있고 연락이 두절된 상태입니다.

이에 야권에서는 검찰이 옵티머스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시간을 끌어 주요 피의자들을 놓쳤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