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외교의 최일선인 재외공관 곳곳에 친일행적으로 구설에 오른 화가들의 작품이 걸려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예술성과는 별개로 국가를 대표해 각종 행사가 치러지고, 외국인이 자주 오가는 공관에 논란의 작품을 두는 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신동규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기자 】
「주미한국대사관 접견실에 있는 운보 김기창 화백의 '산수화'라는 작품입니다.」
김기창은 한국 미술계의 거장으로 불리지만, 한편에선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인물입니다.
「소총에 대검을 끼우고 돌격하는 일본군의 모습을 그린 김기창의 '적진육박'은 1944년 조선총독부가 후원한 미술전람회에서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외교부 본부에 있는 '충무공'이라는 작품 역시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이당 김은호 화백의 그림입니다.」
「친일파 부인과 상류층 여성들이 일본군 사령관에게 국방헌금을 내는 모습을 묘사한 '금차봉납도'라는 작품 탓에 친일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 인터뷰(☎) : 방학진 /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
「- "총후미술, 결전미술이라고 해서 후방에 있는 우리도 전방에서 싸우는 황국 신민과 더불어 같은 마음으로 일본군을 성원해야 한다, 거기에 미술이 복무해야 한다는 회화 분야에서의 침략 정책에 가장 앞장선…."」
여기에 월전 장우성 등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6명의 작품 36점이 재외공관의 접견실과 만찬장 그리고 외교부 본부 등에 배치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 인터뷰 : 이재정 / 더불어민주당 의원
- "문화공공외교를 아울러 함께해야 할 공관에 전시된 작품으로는 부적절해 보입니다. 관련된 점검이 시급합니다."
외교부뿐 아니라 국회 로텐더홀에 걸린 '백두산 천지도'라는 그림도 친일 논란에 휩싸인 장우성 화백의 작품입니다.
장 화백이 그린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그림은 국가 표준으로 지정돼 있는데, 정부는 조만간 지정을 해제할 계획입니다.
MBN뉴스 신동규입니다.
영상취재 : 김준모 기자
영상편집 : 이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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