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시아버지인 이기을 연세대 경영대 명예교수가 지난 13일 별세했다. 향년 97세. 유족 측의 뜻에 따라 고인의 장례식은 가족장으로 치러졌으며 지난 15일 발인했다. 유족으로는 강금봉아 여사와 1남 3녀가 있다. 강 장관은 지난 14일 조문을 다녀왔으며 다음날인 15일 오후에는 정상근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장관의 남편이면서 고인의 아들인 이일병(67) 연세대 명예교수는 요트 여행을 위해 미국에 체류중이라 장례식에는 참석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일병 교수는 지난 추석 연휴 코로나19 시국에 요트 구입 등으로 목적으로 미국으로 출국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앞서 강 장관은 지난 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외교부 국정감사에 출석해 이 교수의 미국행과 관련한 야당 의원의 질책에 "개인사이기 때문에 말씀드리기 뭐합니다만 제가 말린다고 말려질 사람이 아니다"라고 사과의 뜻을 거듭 전하기도 했다.
1923년 함경남도 북청 출신인 고인은 일제 말기 이른바 '중앙고보 5인 독서회' 사건의 주역으로 알려져 있다. 1941년 독서회가 일제에 발각돼 회원들이 체포되면서 고인도 함흥교도소에서 몇달 간 옥살이를 하기도 했다. 독서회는 고인 등 중앙고보 4학년생 5명이 1940년 민족정기 고취와 독립 쟁취를 목적으로 고(故) 최복현 선생의 지도 아래 만든 조직이다.
석방 후 고인은 1943년 연희전문학교(연세대 전신) 상과에 입학했으나 그해 말 일본군 학병에 지원해 일본에서 해방을 맞았다. 해방 후에는 1947년 연희전문, 1952년 연대 상경대를 졸업하고 1955년 연세대 경영학과 전임강사로 임용돼 교육자의 길을 걸었다
한편 항일 행적을 바탕으로 고인은 과거 독립유공자 포상 신청을 했지만, 학병 이력으로 탈락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6월 이일병 교수가 다시 지난 6월 국가보훈처에 항일 독립유공자 포상을 신청해 결과를 기다리던 중이었다.
[김정은 기자 1derland@mkinternet.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