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5잠룡' 중 하나로 꼽히는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국민의힘 대선 플랫폼 첫 주자로 섰다. "원플러스 원"모델로 외연확장을 통한 보수야권 빅텐트를 주창한 원 지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임자는 원희룡"이라며 대권 도전 의지를 재차 다졌다.
원 지사는 15일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주도하는 '더 좋은 세상 포럼'(마포포럼) 8차 회의에 대권 후보 중 첫 연사로 나섰다. 마포 포럼은 보수야권 전현직 의원들이 주도하는 모임으로 500여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 주자를 키워내는 "보수의 밀알"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싱크탱크다. 이날 포럼에도 부산시장 후보 물망에 오른 이진복 전 의원(3선)을 비롯해 정병국 전 의원(5선), 여상규 전 의원(3선)등 당내 중량감 있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날 원 지사의 메시지는 '소거법'을 통해 보수 집권 플랜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결론은 외연확장을 통한 빅텐트 구상에 닿았다. 원 지사는 보수 집권의 세가지 선택을 제시하며 말문을 열었다. 첫번째 선택지는 원 지사의 표현에 따르면 "쭉 해오던 길"로 반문연대 투쟁 강화 노선이다. 원 지사는 이 노선은 "이 선택지는 세상에 중도는 없다는 정신으로 집토끼부터 잡자는" 보수 강화 노선이라고 설명했다. 두번째 선택지는 "보수 유통기한이 끝났다고 보고 보수를 청산하고 중도 반문으로 가자"는 중도로의 노선 변경 방안으로 제시했다. 원 지사는 두 노선을 두고 "1번은 연달아 진 방식", 2번은 "더 큰 하나를 만들어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원 지사가 스스로 "원희룡 모델"이라고 제안한 3번째 방식은 야권통합 빅텐트 노선에 가깝다. 그는 연신 '팀플레이'를 강조하며 "선거는 혼자 이길 수 없다, 산업화 세력의 공헌을 인정한 가운데 과거가 아닌 미래로 가자"고 주장했다. 원 지사는 최근 '경제3법'등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외연확장 행보에 대해 "큰 틀에서 맞는 방향"이라며 발을 맞추고 있다. 이날 원 지사가 연설 말미에 "유능해야 할 분야"로 강조한 △부동산 △일자리 △연금 △교육 역시 김 위원장이 임기 초반서부터 강조해온 기본소득제, 전일보육제 등과 맥이 닿아있다는 평가다.
다른 잠룡들에 비해 한 발 빨리 대권 출마 의지를 공개한만큼 대권 후보로서의 자신감도 내비쳤다. 그는 "원희룡 모델을 구현할수 있다면 홍준표, 안철수도 다 좋다"면서도 "원희룡 모델의 적임자는 원희룡 뿐이고 우리팀 대표 선수로 나가고 싶다"고 역설했다. 유승민 전 의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홍준표 무소속 의원들 다른 잠룡들을 겨냥한 듯 "보수를 20년동안 배신한 적 없다", "좋지 않은 프레임에서 자유롭다", "과거사, 도덕성, 막말 등 상대방이 제 샅바를 잡을게 없다"는 등 '언중유골'도 쏟아냈다.
한편 원 지사는 앞으로의 대권 행보에 대해서 "4월까지는 앞으로 무엇으로 국민들과 연결할지 내부 준비, 4월 이후에는 모든 가능성 놓고 어떻게 최선을 다할지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마포포럼은 이날 원 지사에 이어 다음주에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 11월 첫주에는 유승민 전 의원, 11월 12일에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을 차례로 초청해 강연을 이어나갈 예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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