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극비에 미국을 방문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만난다고 14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가 발표했다. 한미 양국이 전시작전권 전환, 쿼드, 방위비 분담금 등에서 이견을 드러내는 가운데 서 실장이 '해결사'로 나선 것으로 보여 회담 결과가 주목된다.
이날 국무부는 폼페이오 장관의 일정을 공지하면서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15일 오후 3시(한국시간 16일 오전 4시) 한국의 서훈 실장과 국무부에서 회동한다"고 전했다. 서 실장이 7월 국가안보실장으로 임명된 이래 그의 방미 사실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 실장이 급파된 것은 최근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이 취소된 뒤 다시 일정을 조율하기 어려워진 탓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가운데 여러 한미 이슈를 놓고 불협화음이 불거지자 '구원투수'로 나섰다는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당초 이번달 초 한국을 방문하기로 했으나 '미측 내부 사정'을 이유로 이를 미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며 국무장관이 자리를 오래 비울 수 없었다는 이유를 댄 것으로 알려졌으나 원래 예정된 일본 방문 일정은 그대로 소화해 대비를 이뤘다.
이를 두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지역 외교안보 협의체 '쿼드'에 부정적 의견을 밝힌 게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이 일각서 나왔다. 강 장관은 지난달 25일 아시아소사이어티가 개최한 화상회의에서 쿼드에 관 "다른 국가들의 이익을 자동으로 배제하는 그 어떤 것도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공교롭게도 폼페이오 장관의 일본 출장은 미·일·인도·호주 외교장관이 모여 쿼드 관련 회의를 하기 위한 것이어서 이러한 의혹은 더 짙어졌다.
15일엔 전작권 전환 등을 놓고 한미 국방장관 간 의견 차이로 인해 제52차 한미안보협의회(SCM) 공동 기자회견이 돌연 취소되기도 했다. 서욱 국방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전작권 전환의 조건을 조기에 구비해 한국군 주도의 연합방위체제를 빈틈없이 준비하는 데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한 반면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전작권의 한국 사령관 전환을 위한 모든 조건을 완전히 충족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해 대비를 이뤘다.
또 이수혁 주미 대사는 1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화상 국감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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