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에서의 두 번째 대표직을 내려놓고 일선에서 물러난 심상정 전 대표가 '2기 정의당'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됩니다.
심 전 대표는 2017년 대표 임기를 마치고 백의종군했지만, 지난 2019년 7월 총선 승리를 내걸며 또 한 번 당의 전면에 나섰습니다.
앞서 진보신당과 통합진보당에서도 대표를 지냈습니다. 진보정당에서만 대표직을 네 번 수행한 셈입니다.
유일하다시피 한 '진보 정치인'에 대한 기대와 무게에 시달려온 심 전 대표는 당분간 재충전의 시간을 갖겠다는 계획입니다.
그는 오늘(12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너무 오랫동안 스스로를 버려서 사실 많이 지쳤다"며 "자신과 노는 시간을 좀 가지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제는 리드(lead), 이끌기보다는 라이크(like), 좋아하는 일을 찾아보려 한다"며 "(당내 역할이든) 아이디어든 무언가 하는 건 그 이후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심 전 대표는 어제(11일) 페이스북에도 "당의 가장 높은 자리, 평당원으로 돌아왔다"며 "실패의 경험들이 새로운 도전을 짓누르지 않도록, 저 자신과 씨름하는 시간을 시작하려 한다"는 소회를 전했습니다.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습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길지 않은 휴식을 마친 뒤, 차기 대선을 위한 몸풀기에 들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심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또 심상정'이 아닌 '역시 심상정'이라는 흐름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며 "(대선으로의) 징검다리로 무엇을 할지가 고민"이라고 밝혔습니다.
주변에서는 경기 고양시갑 지역구 의원인 심 전 대표가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할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놓습니다.
대선 출마 무게감과 정치 일정을 두루 고려했을 때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도전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일각에서 나옵니다.
다만 정의당 관계자는 "(두 제안이) 모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은 정무적 판단과 당선 가능성, 향후 행보와 당내 유일한 지역구 국회의원이라는 입지를 두루 고려해야 할 때"며 아직 판단하기 조심스럽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보궐선거 전면에 서기보다는 선대위원장 등 주요 직책을 맡아 판을 깔고 지휘하는 역할도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단 심 전 대
심 전 대표는 어제(11일) 이임사에서 "신임 지도부가 더 넓고 더 치열한 길로 나설 때는 저는 아낌없는 협력자가 될 것"이라며 "1세대의 한계를 반복할 때는 따끔한 조언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