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주력전차인 K1E1 전차가 10대 중 2대 꼴로 포수조준경이 고장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포수조준경은 전차 사격시 표적 관측에 필수적인 장비로 상당수 전차가 사실상 깜깜이 상태로 운용중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8일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실이 육군본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육군의 주력전차인 K1E1 전차 총 1027대 중 170대의 포수조준경은 사용이 불가한 상태다. 특히 강원도 화천 등 전방 병력을 통할하는 2사단의 경우 고장률이 2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K1E1 전차는 육군이 운용 중인 총 2400대 전차 중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장비로 사실상 육군의 주력 전차다.
전차에 탑재되는 포수조준경은 전차의 포사격시 주야간 표적을 관측하고 탐지해 조준하고 추적하는 장치로 포사격 정확도의 중추가 되는 기능이다. 유사시 작전에 투입된 전차의 포수조준경이 고장이라면 "전차가 적진에서 눈을 감고 싸우는 것"이라는게 강 의원의 설명이다.
문제는 이들 포수조준경의 특정 모델은 생산마저 단종된 상태라 향후 수리 역시 어렵다는 점이다. K1E1 전차 중 절반에 해당하는 445대의 전차는 미국 레이슨사에서 제작해 현대로템이 수입하는 GPSS라는 장비를 장착했다. 하지만 이 제품은 2016년 이후 단종된 상태다. GPSS가 K1 전차의 초기모델에서부터 탑재를 시작한만큼 노후화된 상황에서 부품수급도 어려워 향후 고장률이 높아지더라도 대응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합동참모본부가 문제 해결을 위해 내놓은 '성능개량' 사업 역시 실효성을 놓고 의문이 제기된다. 합참이 발표한 사업개요에 따르면 합참은 포수조준경을 '성능개량' 사업 대상으로 삼아 2019년 12월부터 연구개발 사업타당성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체계개발 완료시점은 2025년, 양산 시점은 2028년으로 지금으로부터 최장 7년이 지나야 전차 운용이 가능하다.
개발부터 양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성능개량'대신 '기술변경'을 통한 빠른 조준경 개선이 필요하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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