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 남편의 미국 '요트 여행' 소식에 청와대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코로나19 유입을 막고자 해외여행을 자제해달라고 국민에게 협조를 구하는 상황에서 이를 관장하는 부처 장관의 남편이 정부 권고를 정면으로 위배한 탓입니다.
국정감사를 앞두고 서해상 공무원 피살 사건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는 와중에 국민 감정선을 건드리는 악재가 터져 나오면서 부담이 가중되는 양상입니다.
일부에선 이번 일을 강 장관의 진퇴와 연결해 바라보고 있지만 청와대 내에서는 당장 그의 거취가 거론되는 분위기는 아닙니다.
진퇴 문제는 무엇보다 당사자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다는 게 대체적인 인식입니다.
강 장관은 4일 오후 외교부 실·국장급 간부들과의 회의에서 "국민께서 해외여행 등 외부 활동을 자제하시는 가운데 이런 일이 있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거취 언급 여부는 전해지지 않았습니다.
강 장관이 유감을 표한 만큼 청와대는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여론의 추이를 살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당장 민주당 내에서도 입장표명의 수위가 매우 낮다면서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불거지는 등 불에 기름을 끼얹는 형국이 됐습니다.
야권은 이미 '현 정권의 도덕 수준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내로남불 사례'라며 비판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여권을 당혹스럽게 하는 것은 이번 파문이 문재인 정부가 절대적 국정과제로 삼고 있는 코로나19 방역과 직결돼 있기 때문입니다.
전 국민에게 추석연휴 귀성 자제를 호소하고 야권의 위헌 공세를 감수하며 개천절 차량집회까지 봉쇄한 당국으로서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됐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여당 일부에선 강 장관 부부의 처신을 둘러싼 여론이 악화해 7일 시작하는 국정감사에도 악영향을 준다면 거취 문제로까지 비화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현 정부 조각 멤버인 강 장관은 개각이 있을 때마다 교체 대상으로 거론돼 왔지만 문 대통령의 신임이 매우 두터워 5년 임기를 같이 할 장관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