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8일) 2년의 임기를 마치고 야인(野人)으로 돌아가는 60살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퇴임 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평생 군인으로서, 공직자로서 부하 장병에게 도덕적으로 한 점 부끄럽지 않게 살았다고 자부한다"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1978년 공군사관학교 30기로 입교한 정 장관은 공군참모총장을 거쳐 합참의장에서 물러날 때까지 40년 8개월간 군에서 복무했습니다. 2018년 9월 시작된 장관 재임 기간까지 43년에 가까운 군 생활을 마감합니다.
1천126일간에 달하는 합참의장, 장관 재임 기간 주말을 쉰 날이 손에 꼽힌다는 그는 "한반도 안보 환경에 최근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상황까지 더해지면서 전방위적으로 어려운 시기였다"며 "국가와 국민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만 가지고 앞만 보고 달려왔던 것 같다"고 회고했습니다.
정 장관은 보람 있는 일로는 올해 코로나19 방역에 군이 적극 기여한 점을 꼽았습니다.
그는 "초기부터 전시상황에 준해 지원하라고 지시했다"며 "국군간호사관학교 졸업식을 앞당겨 간호장교들을 즉각 투입하고, 단기간에 군 병상을 지원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물론 그의 재임 기간 '위기의 순간'도 적지 않았습니다.
북한 목선이 군과 해경의 경계·감시망을 뚫고 삼척항에 입항한 사건에 이어 충남 태안의 중국인 소형보트 밀입국 사건 등 '경계 실패'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며 국민들에게 고개를 숙여야 했습니다.
최근에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휴가 의혹 문제가 군 당국의 허술한 기록 및 행정조치로 불똥이 튀면서 곤욕을 치렀습니다.
정 장관은 지난 1일 열린 국회 국방위에서 "절차에 따라 병가와 휴가가 진행된 것으로 파악한다. 간부의 면담 일지에는 기록이 돼 있는 것으로 제가 확인했다"면서도 "지적한 대로 일부 행정처리 이런 것들을 정확하게 (하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정 장관은 인터뷰에서 "누구를 옹호한 것이 아니라 장관으로서 국민들께 있는 그대로 설명했던 것"이라면서 "늘 모든 것은 공정하고 올바르게 지휘 관리를 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살아왔다"고 말했습니다.
후배들은 정 장관을 위계질서가 강한 군대 조직에서 소탈하면서도 권위 의식이 없는 선배이자 상사였다고 입을 모아왔습니다. '불편한 관계'인 언론과 소통에도 적극적으로 임했던 몇 안 되는 국무위원으로도 꼽힙니다.
이런 성품을 반영하듯 그는 재임 기간 병사들의 복지와 병영문화 개선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여왔습니다.
일각의 우려에도 일관되게 추진한 병사들의 '일과 후 휴대전화 사용' 전면 시행이 대표적입니다. 아직은 과도기지만, 병사들의 복무 적응과 자기개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구한말 시대 유물'인 군 영창제도 폐지를 비롯해 종교(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의 대체역 복무 제도도 안정적으로 초석을 놓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정 장관은 이날 오후 1시 30분 국방부 청사에서 열리는 이·취임식에서 서욱 신임 장관에게 국방부기(旗)를 물려줍니다. 퇴임 후에는 한국국방연구원(KIDA) 자문위원으로 활동할 계획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