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6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을 축하하며 보낸 친서가 9일(현지시간) 공개됐다. 친서에서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각하라고 칭하며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바람을 드러냈다.
미국 CNN방송은 이날 오는 15일(현지시간) 출간을 앞둔 '워터게이트' 특종기자 밥 우드워드의 신간 '격노'를 통해 김 위원장의 친서 27통 중 2통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친서에서 "위대한 일들을 이뤄내기 위해 함께 앉을 그 날이 머지않아 찾아올 것이라고 믿는다"며 그날은 "역사의 또 다른 환상적인 순간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음은 CNN방송이 입수해 보도한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 전문이다.
2019년 6월 10일
대통령 각하,
나는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내 기억에서 지금도 지워지지 않고 각인된 매우 중요한 역사적 순간이었던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우리의 만남이 있은 지 1주년을 앞둔 시점에 그리고 며칠 뒤에 찾아올 당신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이 편지를 씁니다. 각하께 이런 편지를 보낼 수 있다는 것을 매우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각하의 생일을 맞아 진심 어린 안부 인사를 전합니다. 영부인과 가족 그리고 각하의 모든 사람에게도 안부를 전하며 모든 분이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바라고 모든 분의 바람이 아름답게 실현되기를 바랍니다.
1년 전 우리가 싱가포르에서 함께 보낸 짧은 시간처럼 103일 전 하노이에서 함께한 모든 순간도 소중한 기억으로 남은 영광스러운 순간이었습니다. 당신에 대한 나의 변치 않는 존경심에서 그런 소중한 기억은 우리가 장래 언젠가 서로를 향해 나갈 때 나에게는 발걸음을 내딛게 하는 추동력이 될 것입니다.
나는 우리 사이의 깊고 특별한 우정은 우리가 추구하는 성장을 이룩하는 과정에서 만나는 모든 장애물을 제거해 조미 관계의 진전을 이끄는 마법 같은 힘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대통령 각하, 나는 아무도 시도한 적 없는 우리의 독특한 스타일의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역사를 쓰기 위해 당신이 우리의 첫 만남에서 보여준 의지와 결단을 여전히 존경하고 거기에 희망을 겁니다. 오늘의 현실은 새로운 접근법과 용기가 없으면 그 문제의 해결 가능성은 암울하기만 하다는 것입니다.
나는 우리가 상호 신뢰에 다시 한번 기회를 주려는 의지를 갖고 위대한 일들을 이뤄내기 위해 함께 앉을 그 날이 머지않아 찾아올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런 날은 다시 와야 합니다. 그것은 역사의 또 다른 환상적인 순간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각하에 대한 나의 존경심은 절대로 변하지 않을
각하, 다시 한번 생일을 축하드립니다. 각하가 늘 건강하고 하시는 일에서 성공하길 바랍니다. 내 가족을 대신해 영부인과 가족의 행복을 빕니다.
김정은 드림(Sincerely yours)
2019년 6월 10일
[최현주 기자 hyunjoo226@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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