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전·현직 장관 가운데 올해 재산을 신고한 이들 중 절반이 주택을 2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오늘(1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경실련 강당에서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3월 재산을 신고한 18명의 장관 중 9명이 다주택자였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조사는 올해 3월 정기공개로 신고한 부동산 재산을 토대로 이뤄졌습니다. 신고 이후 매각한 재산은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장관들의 소속과 지위도 신고 당시 기준입니다.
장관 본인과 배우자의 주택 보유 현황을 보면, 2채 이상 주택을 보유한 장관은 9명이고 이 중 3명은 3채 이상을 보유한 것으로 신고했습니다. 나머지는 모두 주택 1채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올해 3월 신고 기준으로, 3주택 이상 보유자는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입니다.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추미애 법무부 장관 등 6명은 2주택자였습니다.
이들 중 일부는 재산 신고 이후 보유 주택을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실련은 "올해 3월 공개 기준, 장관 1인당 평균 1.7채를 보유해 12억 원 상당의 부동산 재산을 가지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신고액 기준으로 부동산재산이 가장 많은 장관은 73억3천만 원을 신고한 최기영 장관이었습니다.
진영 장관(42억7천만 원), 박영선 장관(32억9천만 원), 강경화 장관(27억3천만 원), 이정옥 장관(18억9천만 원) 등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18명 장관 중 가장 부동산 재산이 적은 장관은 2억200만 원을 신고한 유은혜 교육부 장관이었습니다.
유 장관을 비롯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7억9천만 원)과 정경두 전 국방부 장관(4억6천만 원) 등 3명을 제외한 15명은 모두 10억 원 이상의 부동산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장관들의 1인당 평균 부동산 재산은 임기 초인 2018년에 비해 올해 77%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실련이 2018∼2020년 재직했던 전·현직 장관 35명의 재산 신고내용을 분석한 결과 재직 당시 신고한 1인당 평균 부동산 재산은 2018년 10억9천만 원에서 올해 19억2천만 원으로 77.1% 증가했습니다.
이에 대해 경실련은 "그간 부동산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한 데다 부동산 부자들이 장관으로 새롭게 임명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2주택 이상을 보유한 다주택자도 신고 기준 2018년 당시 장관 17명 중 7명(41.1%)이었으나 올해는 18명 중 9명(50%)으로 비율이 상승했습니다. 장관 1명당 보유한 주택 수도 2018년 1.4채에서 올해 1.7채로 증가했습니다.
경실련은 "이는 부동산 투기 근절에 대한 청와대의 의지 부족과 안이한 인사 추천 및 검증 등 시스템의 문제를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고위공직자들의 가족 재산 고지거부도 문제로 제기됐습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됐던 전·현직 장관 35명 중 40%에 해당하는 14명이 가족 재산의 고지를 거부하거나 재산 등록에서 제외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신고자 기준으로, 박능후·김현미·유은혜·성윤모·이재갑·문성혁·추
경실련은 "이는 재산 축소나 은닉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큰 만큼 관련 법 개정이 시급하다"며 "고위공직자에 대한 부동산 관련 엄격한 인사기준을 마련하고 시세 기준 부동산재산 공개 및 고지거부 폐지 등 관련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