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외선전용 유튜브 계정으로 알려진 곳에 지난 29일 이른바 '난수 방송'이 게재된 가운데 통일부는 해당 계정의 진위를 현재로서는 파악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밝혔다.
난수(亂數) 방송은 숫자·문자·단어로 조합한 암호를 특정 상대에게 송신하는 방송으로, 과거 북한이 남파간첩들에게 지령을 내릴 때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유튜브로 난수 방송을 얼마 전에 송출했는데 가짜라는 이야기도 있고, 남파공작원 지령용이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통일부에서는 이를 어떻게 분석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난수 방송과 관련해서는 통일부가 확인해 드릴 사항이 없다"고 답변했다.
여 대변인은 "원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유튜브 등 북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매체 현황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아서 지금 현재로는 파악하기 힘들다"며 "상황을 파악해 나가는 노력은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북한이 유튜브를 통해서 다양한 영상들을 공개하고 있는데 이를 우리나라 국민이 제한 없이 볼 수 있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북한 매체를 인터넷을 통해 보는 행위 자체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금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이어 "다만 전파행위는 막고 있는데 이 문제에 관해서는 관련 기관과 시점에 맞는 방안들이 마련될 때까지 협의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9일 북한의 대외용 라디오 매체인 평양방송의 유튜브 계정에는 '0100011001-001'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게재됐다.
영상 속에 등장한 인물은 "지금부터 710호 탐사대원들을 위한 원격교육대학 정보기술 기초복습 과제를 알려 드리겠다"며 "564페이지 23번, 479페이지 19번, 694페이지 20번" 등 숫자 조합을 낭독했다.
이 영상의 분량은 1분 5초가량으로 게재 당일 저녁 7시경 삭제됐다.
일각에서는 이번 영상이 지난 2019년 7월 보수 성향의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유튜브 계정에 올라온 '라디오를 틀면 나오는 음산하고 이상한 소리가? 전대협 난수 방송'이란 제목의 영상과 동일하다며 실제 남파공작원 지령을 위해 제작한 영상은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을 내기도 했다.
북한 정보기술 관련 전문 매체 '노스코리아테크'를 운영 중인 마틴 윌리엄스는 자신의 SNS에서 "평양방송 유튜브 채널은 북한이 운영하는 게
윌리엄스는 해당 채널이 '로드리고 로호'라는 멕시코인이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KCTV-조선TV'에서 이름만 바뀐 것이라며 "북한이 간첩들과 온라인으로 소통하는 수단에는 유튜브보다 훨씬 좋은 것들이 있다"고 전했다.
[이상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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