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윤희숙 의원의 '임대차 3법 반대' 연설이 여의도 정치권을 넘어 인터넷 공간을 달구고 있습니다.
윤 의원은 지난달 30일 본회의 단상에 올랐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로 가득 찬 의석을 바라보며 "저는 임차인입니다"로 연설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제가 지난 5월 이사했는데, 이사하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집주인이 2년 있다가 나가라고 그러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을 달고 살고 있다"며 "그런데 오늘 표결된 법안을 보면서 제가 기분이 좋았느냐, 그렇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제게 든 생각은 4년 있다가 꼼짝없이 월세로 들어가게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었다"며 "이제 더 이상 전세는 없겠구나, 그게 제 고민"이라고도 했습니다.
윤 의원은 "제가 임차인을 보호하는 것을 반대하느냐, 절대 찬성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많은 사람은 전세를 선호한다"며 "1천만 인구의 삶을 좌지우지하는 법을 만들 때는 최소한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문제가 무엇인지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여당을 향해 "도대체 무슨 배짱과 오만으로 이런 것을 점검하지 않고 이거를 법으로 달랑 만듭니까"라며 "민주당은 우리나라의 전세 역사와 부동산 역사, 민생 역사에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라고 역설했습니다.
연설 말미에 윤 의원은 감정이 북받친 듯 눈시울이 붉어졌고, 팔도 크게 떨었습니다.
서울대 경제학 석사, 미 컬럼비아대 경제학 박사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을 지낸 윤 의원은 4·15 총선을 앞두고 통합당에 영입돼 서울 서초갑에 출마했습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핵심 보직인 경제혁신위원장을 맡긴 경제통입니다.
윤 의원은 이튿날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을 중심으로 연설 동영상이 화제에 오르면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습니다.
그의 이름은 포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잔뜩 예민해진 '부동산 민심'을 자극한 것입니다.
그의 유튜브 영상에는 "속이 뻥 뚫린다. 보면서 눈물 났다" "국토교통부 장관 보내야" "레전드 영상" 등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윤 의원 개인 블로그에도 수천개의 응원 댓글이 이어졌습니다.
'저격 논객'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통합당이) 이제야 제대로 하네"라며 호평했습니다.
진 전 교수는 "첫째 비판이 합리적이고, 둘째 국민의 상당수가 가진 심정을 정서적으로 대변했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