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종료 한 달을 앞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실언을 거듭하자, 민주당 내부에서 "긴장이 풀린 것", "사실상 레임덕"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7일 여권에 따르면, 민주당이 지지율 급락으로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 대표의 '설화 시비'에까지 휘말렸다. 이 대표의 잇단 실언의 원인으론 '임기 끝물'이라는 점이 지목된다. 민주당의 한 A 의원은 "떠날 때가 됐으니깐 연거푸 터트리고 있는 것 아니겠나"며 "이 대표가 긴장이 풀렸다"고 했다. B 의원은 "임기 막판이라는 문제 뿐 아니라, 이 대표 총기가 예전만 하지 못한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24일 세종시청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서울 한강을 배 타고 지나가면 '무슨 아파트 한 평에 얼마' 그걸 쭉 설명해야 한다"며 "이런 천박한 도시를 만들면 안 된다"고 발언하며 막말 논란을 빚었다. 이 대표가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당의 대응책을 묻는 기자를 향해 'XX자식'이라는 막말을 한 지 보름 만이다.
사실상 여당의 대표가 당내 위기감을 가중시키고 있는 형국이다. C 의원은 “이해찬 대표가 레임덕에 처한 탓인지 인천국제공항 사태, 부동산 민심 이반,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유고로 이어지기까지 당지도부의 현안 대응들이 매번 매끄럽지 못하다"고 짚었다.
그러나 '지도부 책임론'은 수면 위로 부상하지 못하고 있다. '어차피 교체될 당지도부'라는 까닭에서다. 민주당 관계자는 "전당대회를 한달 앞둔 시기여서, 현 당지도부에 대한 내부적 자성이나 비판을 굳이 공개적으로 할 필요를 못느끼는 것 같다"며 "다음달에 새로 꾸려질 당 지도부에 현 상황에 대한 돌파가 달려 있는 것"이라고 했다.
퇴임을 한달 앞둔 이 대표는 이미 지난 6월 사단법인 동북아평화경제협회 이사장에 취임
[윤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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