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내 젠더폭력근절 TF 위원장을 맡고 있는 남인순 최고위원이 27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등 소속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잇따른 성비위 문제에 대해 눈물을 흘리며 공개 사과했다. 박 시장 사망 18일 만이다.
남 최고위원은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들의 눈높이가 높아졌다"며 "민주당 지방자치단체장의 연이은 성폭력 사건은 여성 유권자들을 분노케 하였고 웬만한 대책으로는 민주당에 다시 지지를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남 최고위원은 박 전 시장의 사망 이후 당 젠더폭력 관련 TF 단장과 여성 최고위원으로서 입장을 밝히는데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는 "여성 최고위원으로서 당 지도부였으나 당 어젠다로서 젠더이슈를 우선순위로 이끌어가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지방자치단체장 등 선출직 공직자에 의한, 위력에 의한 성폭력 문제를 뿌리 뽑기 위해서는 권력관계 성불평등을 성균형적으로 전환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부터 통렬하게 반성한다. 너무나 참담한 마음과 자책감이 엉켜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는 것을 양해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같은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남 최고위원의 눈물을 "악어의 눈물"이라고 깍아내리면서 "가해자의 편에 섰던 당신이 이제와 울먹인다. 역겹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남 최고위원이 박 전 시장을 고소한 전 비서를 '피해호소인'으로 부르자고 제안한 사실도 언급했다.
진 전 교수는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바꿔 부르자고 제안한 게 당신이 아니었느냐"며 "그로 인해 피해자는 문팬(문재인 대통령 열성 지지자)들의 2차가해에 시달려야 했고, 아직도 시달리고 있다. 이렇게 피해자가 또 다른 피해를 입고 있을 때 당신은 한 마디도 하지 않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래통합당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남 위원을 향해 "억지사과 대신에 박시
그는 "이제서야 뒤늦게 울먹이며 반성한다고 한다만, 그것으로 모든 의혹과 잘못이 덮이진 않는다"며 박 전 시장 사망 당일 통화한 내용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맹성규 기자 sgmaeng@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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