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학력위조 추궁에…박지원 "55년전이면 하 의원 태어나지도 않은 시절"

저격수에서 표적지가 된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이 제기한 학력위조 의혹 답변과정에서 발끈했다. 박 후보자와 하 의원은 학적 자료 제출을 두고 맞붙어 인사 청문회장은 고성과 막말로 얼룩졌다.

↑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의 `학력 의혹`과 관련한 하태경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하 의원은 27일 국회에서 열린 박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자료 제출이 굉장히 성의가 없고 미흡하다"며 "국민이 다 보고 있는데 성적을 가리고 자료를 달라는 것을 거부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성적을 가리고 달라는 것까지 거부했다. 이것까지 거부하면 학력 위조가 거의 사실로 된다"고도 했다. 이어 "오전 중으로 성적을 가리고 학적부를 제출하는 데 동의해주는 게 증인을 위해서 좋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박 후보자는 "하등의 하자 없어서 동의하지 않겠다"고 단칼에 거절했다.
이어진 질의 차례에서 하 의원은 "후보자의 학력 위조는 '권력형'이라는 말이 붙는다"며 "후보자는 2000년 권력의 실세였을 때 어두운 과거를 은폐하기 위해 단국대를 겁박해서 학력을 위조했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회피 전략을 쓰는데…"라고 말을 마치기도 전에 박 후보자는 "회피 전략이 아니다. 위조, 겁박한 것 없다는 것"이라고 되받아치면서 고성이 오갔다. 박 후보자는 "단국대에서 졸업하라니까 했지, 학점 안되니 졸업 하지마라 하면 안했다"며 "하 의원도 서울대 물리학과에서 학위증을 주니 나왔지, 본인이 확인하지는 않았지 않느냐. 그런 의혹을 나한테 묻지 말고 단국대서 물어봐라"고도 했다.
하 의원은 박 후보자가 1965년 단국대 편입 과정에서 조선대 학력을 허위로 제출한 뒤 문제가 불거지지 않도록 2000년 뒤늦게 광주교대 출신으로 고쳤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두 사람이 서로 언성을 높이자 전해철 정보위원장이 조정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전 위원장 만류에도 불구, 박 후보자는 "질문을 질문답게 해야 제가 답변을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하 의원은 "지금 질문은 질문다운 질문 아닙니까"고 반문했다. 설전 과정에서 하 의원이 박 후보자를 향해 "판단력이 떨어진 것 같다. 국민들이 보고 있다"고 하자, 박 의원은 "저희 국민들도 본다"고 되받아치는 막말이 오갔다. 박 의원도 "55년 전이면 하 의원이 태어나지도 않은 시절"이라며 "그 때 사회적 개념과 오늘날 21세기 개념 많은 차이 있다"고 거칠게 반박했다.
[최예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