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이발소에 직접 찾아가 본인의 오랜 상징과 같은 콧수염을 잘랐다.
해리스 대사는 25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이발소 방문 영상을 주한미국대사관 트위터에 올렸다. '해리스 대사의 한국이발소 체험'이라는 제목의 약 3분 분량 영상에서 해리스 대사는 "요즘 (한국은) 장마 시즌이라서 습하고 덥거나 비오면서 덥다"며 "게다가 마스크가 저를 덥게하는데 콧수염도 그렇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시원하게 지낼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이발소 문을 열고 들어갔다.
이 지역에서 34년째 일하고 있다고 소개한 이발소 사장은 "미국은 우리 한국에 참 고마운 나라"라며 해리스 대사를 반갑게 맞이하고 "머리카락을 자르겠냐"고 물었다. 그러자 해리스 대사는 왼손을 들어 콧수염을 자르는 모습을 표현하면서 면도하고 싶다는 뜻을 분명히 전했다.
해리스 대사는 분홍색 천을 두르고 의자에 앉아 1차 수염 손질을 받았다. 이어서 의자를 제쳐 누운 뒤에 붓터치, 타월찜질 등을 거쳐 콧수염을 완전히 잘랐고 눈썹정리까지 받았다. 면도를 마치고 나서 세수를 하고 거울을 본 뒤에 로션까지 바른 해리스 대사는 "이런 수염없는 얼굴을 본 지가 정말 오래되었다"며 흡족해하면서 방명록을 남기고 이발소 사장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지금이 훨씬 시원하게 느껴진다"며 "어떤 분들은 마스크와 수염을 동시에 감당할 수 있겠지만, 저는 이 더위에 그렇게 하기가 불편하다"며 "지금은 제가 마스크를 반드시 써야 하는 시기인데다가 그렇게 하는 게 옳은 행동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해리스 대사는 트위터 글에서 "코로나 지침이 중요하니 마스크는 필수죠"라며 "(이발소) 오 사장님을 뵙게 되어 반가웠고 한미동맹을 중요하게 생각해주셔서 매우 감사했다"고 거듭 언급했다.
해리스 대사는 주일미군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일본계 미국인으로서 한국에서 콧수염때문에 원치 않는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주한미
[강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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