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북미의 시간'을 이제 '남북의 시간'으로 돌려놓겠다"며 미북관계와는 별도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협력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해나가겠다는 의사를 강력하게 피력했다.
23일 이 후보자는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을 통해 "멈췄던 한반도 평화의 시계를 다시 움직여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북관계의 답보 속에 남북이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교류·협력사업을 발굴해 남북관계를 개선해나가겠다는 의지를 재차 강조한 것이다.
이 후보자는 "북미관계가 멈칫 하더라도 남북관계는 그 자체로 목표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그러면 남북관계의 동력에 힘입어 북미관계도 진전될 수 있으며 실질적으로 선순환을 실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미의 시간'을 이제 '남북의 시간'으로 돌려놓기 위해 주도적으로 대담한 변화를 만들어나가겠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창의력과 상상력을 가지고 새롭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적 교류협력의 경우 남북관계의 부침과 관계없이 일관성있게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자는 "무엇보다 '먹는 것, 아픈 것, 죽기 전에 보고 싶은 것'과 같은 인도적 문제는 정치적 문제와 분리해 어떠한 경우에도 중단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질병, 재해, 재난, 기후변화 등에도 공동대응 할 수 있도록 남북협력의 분야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크고 작은 국제적 제약에도 불구하고 남북이 함께 해나갈 수 있는 협력사업이 많다"며 대북제재 속 남북교류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의사를 거듭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또 "4단계 한반도 평화경제 로드맵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통일로 가는 과정'에 있어 광복 100주년인 2045년을 시야에 넣고 남과 북이 공존하고 함께 번영해 나가기 위한 4단계 한반도 평화경제 로드맵을 국민과 함께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4단계 한반도 평화경제 로드맵'에 대해 "남북간 자유롭게 왕래하고 투자하는 초보적 단계를 지나 산업과 자원이 연합하고, 시장과 화폐가 통합되는 단계를 거쳐 재정과 정치의 통일을 준비하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대여정을 개척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자는 "평화시대가 열려 남북경제협력이 재개되고 활성화되면 우리의 성장잠재력이 확대되어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역대 가장 소통하는 통일부장관이 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한반도의 평화·번영으로 동북아에서 더 큰 가치가 창출되고 이로 인한 유익을 관련국과 공유할 수 있음을 설득함으로써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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