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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8대 후반기 경산시의회 출범식 모습. [사진 제공 = 경산시의회] |
지방의회 의장이 단체장에 준하는 의전을 받고 예산 심의 등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권한이 크다 보니 의원 간 감투싸움이 벌어지는 탓이다.
경북 경산시의회 의장 선거는 선거를 앞두고 의원 간 돈 봉투가 오갔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 16일 경찰은 이기동 경산시의회 의장실과 자동차 등을 압수수색하고 관련 자료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앞서 경산시의회 A시의원은 의장 선거일인 지난 3일 이기동 시의원(현 의장)이 찾아와 돈봉투를 건넸지만 받지 않았다고 폭로한 바 있다. A의원은 이미 참고인 조사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 의장은 "지지를 부탁하기 위해 A 시의원을 만난 적은 있지만 돈봉투를 건넨 적은 없다"며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대구 동구의회에서도 후반기 의장단 선거를 앞두고 의원 사이에 금품 전달 시도가 있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진위 파악에 나서고 있다.
동구의회에서는 지난 9일 열린 의장단 선거를 앞두고 특정 의원이 동료 의원들에게 돈봉투 등 금품을 전달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됐다. 하지만 돈을 건네 의혹을 받는 의원은 "그럴 이유가 없다"며 "왜 그런 말이 나왔는지 모르겠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는 상황이다. 경찰은 의원들의 추가 진술이나 증거가 확보하면 수사에 본격 나설 예정이다.
경기도 안양시의회에서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특정 의원을 시의회 의장으로 밀어주기 위해 무기명 비밀투표 원칙까지 무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전국 지방의회 곳곳에서 의장 선거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처럼 지방의회 의장 선거가 각종 비위 의혹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것은 의장 자리가 갖는 무게감 때문이다. 의장이 되면 차량과 비서도 지원받고 각종 행사의 의전도 단체장에 준하는 대우를 받는다. 또 집행부의 각종 정책이나 예산 등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입김을 강하게 불어넣을 수 있고 정치적 외형을 확장해 인지도를
지방의회 한 관계자는 "지방의회 의장이라도 지역에서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다 보니 의장 감투를 쓰는 것이 지방의원들의 최고 목표로 꼽힌다"며 "지방의회 의장이 단체장, 국회의원 등으로 진출하는 통로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대구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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