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대법원 판결로 이른바 '정치 족쇄'가 풀리면서 이재명 경기지사의 정치 행보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자세한 내용, 정치부 오지예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오 기자, 이 지사 약 2년간의 긴 재판이 끝나, 이제 홀가분하겠어요.
【 기자 】
네, 이 지사는 SNS에 "숨 쉬는 것조차 감사하다"며 "가족의 아픔도 저의 부족함 때문이다, 남은 삶 동안 아픔을 짊어지고 살아갈 것"이라고 장문의 글을 남겼습니다.
이어 공정한 세상을 위해 앞으로 주어진 책임을 다 해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차기 대선과 관련해서는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는 국민이 정해주실 것이라며 말을 아꼈습니다.
【질문2】
이번 판결 관련해서 정치권 반응도 살펴보죠. 당장 여당은 한숨을 돌리고, 야당은 내심 아쉬워하는 것 같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만일 이재명 지사가 경기지사직을 잃었다면 민주당이 받는 타격은 상당히 컸을 겁니다.
내년 4월 재보선에서 서울과 부산에 이어 경기 지사까지 새로 뽑는 상황이 정치적으로 상당히 부담되기 때문이죠.
게다가 유력 대선후보가 또 이탈하는 상황이 나오는 것도 곤혹스러웠을 겁니다.
최근 잇단 악재로 속을 태웠던 만큼 어제 대법원 판결로 한숨을 돌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 내년 재보선을 미니 대선급으로 키우려 했던 통합당 입장에선 어제 대법원 선고가 아쉬울 수밖에 없습니다.
통합당은 어제 "사법부가 법리적으로 무죄를 선고했지만, 정치적으로는 유죄"라는 논평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질문3】
이재명 지사 대권 행보 얘기를 좀 자세하게 해보겠습니다. 어제 판결로 '대권 행보에 탄력이 붙었다', '여권의 대권 구도가 술렁인다'. 이런 분석들이 나오고 있어요.
【 기자】
네, 이 지사는 그동안 전국적 이슈에 굵직한 목소리를 내면서 차기 대선주자로 입지를 쌓고 있습니다.
올해 가장 관심을 끌었던 건, 코로나19 대응이었습니다.
지난 3월, 신천지 신도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날 때 한밤중에도 이만희 총회장의 검체를 채취해야 한다며 신속한 방역을 강조했습니다.
▶ 인터뷰 : 이재명 / 경기지사 (지난 3월 2일)
- "저희가 내부는 전부 수색을 했는데 여기 계시지 않은 건 확인이 됐습니다. 좀 아쉬운 것은 처음부터 응해주셨으면 좋았을 텐데 이렇게 요란하게 상황을 만든 점은 안타깝습니다."
또 재난지원금 지급 주장을 시작으로 기본소득 개념을 정치권에 화두로 던졌고요.
최근에는 부동산 문제에도 목소리를 냈는데,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 인터뷰 : 이재명 / 경기지사 (지난 8일)
- "경기도에서부터 먼저 토지 보유에 따른 세금으로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사업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전국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을 고민해주시고…."
이렇다 보니 여의도 정가에서는 공공연하게 '이슈가 있는 곳에 이재명이 있다'는 말까지 돌았는데요.
이 지사의 '정책 실험'이 성공한다면, 이른바 '이낙연 대세론'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겁니다.
【 질문4 】
이재명 경기지사의 대법원 무죄 취지 환송 판결로 김경수 경남지사 드루킹 댓글조작 연루 의혹 재판에 관심이 집중되는 되는데, 김 지사의 항소심 재판은 어떻게 되고 있나요?
【 기자 】
이제 관심은 자연스럽게 여권의 또 다른 대선 후보인 김 지사의 재판 결과에 모이는데요.
'드루킹 사건'에 연루된 김 지사는 오는 20일 재판이 열립니다.
법조계는 11월쯤 선고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요.
무죄가 나온다면 김 지사 역시 친문의 대표주자로 이낙연 의원, 이재명 지사와 함께 대권을 향한 각축전을 벌이게 되는데요.
하지만, 지사직을 잃게 된다면 여권의 대선후보 경선은 이낙연-이재명 양강 구도로 좁혀지지 않을까 합니다.
지금까지 정치부 오지예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