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밤 별세한 고 백선엽 장군에 대해 전 주한미군사령관들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백 장군을 '스승', '정신적 지주'라 칭하며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13일 존 틸럴리 전 주한미군사령관 등 4명의 전직 사령관들은 미국의 소리(VOA) 방송을 통해 백 장군을 추모하는 메시지를 남겼다.
1996년부터 1999년까지 한국에서 근무한 틸러리 사령관은 "한미연합사령관 시절 백 장군은 나의 멘토였다"며 "이후 나에겐 오랫동안 친구이자 지도자로 남아있다"고 했다. 틸럴리 전 사령관은 당시 고인과 비무장지대(DMZ) 답사를 갔던 일을 회고하며 "백 장군이 한국전쟁 당시 부하들이 배치됐던 위치를 가리키며 개별 병사의 이름을 일일이 언급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백 장군을 "영웅"이라 칭하며 "그의 사망은 한국과 한미 동맹,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큰 손실"이라고 애도했다.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고인의 6·25전쟁 활약상을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워싱턴의 미국 독립전쟁과 견주어 말했다. 벨 전 사령관은 "백 장군이 한국전쟁 당시 북한 인민군 및 중공군과의 극도로 불확실한 전투 속에서 한국군을 거듭 승리로 이끌었던 것은 조지 워싱턴의 독립전쟁 승리와 비교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고인에 대해 "전술과 작전에 매우 능했고 두려움을 모르는 전사"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그가 영감을 주는 전투 지도력과 영웅적인 근접전투를 통해 병사들을 이끌고 결집했다는 점"이라고 칭송했다. 2006년~2008년 한미연합사령관 시절 백 장군과 자주 만났다는 벨 사령관은 "백 장군은 나에게 한국전쟁의 경험과 교훈을 전수했고 당시 전투지역을 차로 돌며 가르침을 주곤 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세계의 위대한 군사 지도자 중 한 명을 잃었고, 나는 진실된 친구를 잃었다"며 고인의 죽음을 애도했다.
제임스 서먼 전 주한미군사령관(2011년~ 2013년)과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2016~2018년) 역시 애도의 뜻을 전했다. 특히 서먼 사령관은 백 장군의 별세 소식을 접하자 마자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그의 빈소에 본인 명의의 조화를 보내기도 했다. 서먼 사령관은 "고인은 진정한 영웅이자 애국자였다"며 "한미동맹이 지난 70년간 굳건히 유지될 수 있게 한 장본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령관 시절 백 장군은 나의 가까운 친구이자 스승이었다"며 "그의 통찰력과 현명한 조언을 나는 늘 존경해왔다"고 설명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그가 전장에서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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