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오늘(10일) 시민사회단체들은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애도하고 생전 업적을 기리면서도 성추문 고소사건에 대해서는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나타냈습니다. 여성단체를 중심으로 사후에라도 성추행 의혹은 규명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습니다.
박 시장은 정치권에 입문하기 전까지 참여연대와 아름다운재단, 희망제작소 등 시민사회단체를 거치며 시민운동의 '대부' 격으로 활동했습니다. 인권변호사 출신으로 여러 성폭력 사건을 맡아 피해자를 변호하기도 했습니다.
박 시장이 이날 새벽 서울 북악산에서 숨진 채 발견되고, 그에 앞서 전직 비서에 대한 성추행 의혹도 함께 불거지면서 충격이 일었습니다. 생전 박 시장이 몸담았던 시민단체들은 비통함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말을 아꼈습니다.
참여연대는 이날 애도 성명을 내고 "박 시장은 다양한 시민운동 영역에서 한국사회 개혁을 위해 헌신했던 활동가"라며 "황망하고 안타까운 소식에 슬픔과 충격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참여연대 창립멤버 중 한 명이었던 박 시장은 생전 참여연대에서 사무처장, 상임집행위원장을 역임했습니다.
하태훈 참여연대 공동대표는 "정확한 사실관계는 밝혀져야겠지만 성추행 관련 고소 사건 이후 이런 일이 벌어져 안타깝다"며 "그런 일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지만, 높은 양심과 도덕을 기대받는 박 시장은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 시장이 상임이사로 활동했던 아름다운재단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습니다.
재단 측은 "박 전 총괄상임이사는 2000년 8월 아름다운재단을 설립하고, '1% 나눔운동' 등 한국 사회 전반에 나눔문화 확산의 계기를 만들었다"며 "고인이 남긴 '나눔의 유산'은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박 시장이 창립한 비영리 민간연구소 희망제작소는 이날 오후로 예정돼 있던 행사 일정을 '갑작스러운 사정'으로 취소한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김제선 희망제작소 소장은 "황망한 일"이라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습니다.
여성단체들은 안타까운 마음을 표하면서도 성추행 의혹을 규명하고 재발을 방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습니다.
한미경 전국여성연대 대표는 "박 시장의 사망과 성추행 의혹 사이에 관계가 있다면 (생전에) 피해자에 대한 입장 표명이 있었어야 한다고 본다"며 "이전에 있었던 일련의 사건에서 보이듯 사회 변화에 앞장서 온 사람들 안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있다. 우리 사회가 그것을 바꾸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 대표는 다만 "박 시장은 살아있을 때 여성계의 움직임을 응원하고 지지했던 사람"이라며 "그런 행동이 본인의 과오를 감추기 위함이라는 식의 판단을 하진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서혜진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는 "박 시장은 '서울대 우 조
서 이사는 "피해자에게 '(경찰에) 고소해서 죽은 것 아니냐'는 식의 공격이 시작될 수 있다"며 "피고소인이 사망했어도 어느 정도의 조사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