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의 사망 소식에 정치권도 발칵 뒤집혔습니다.
이른바 '박원순계' 의원들이 빈소가 차려질 서울대병원에 집결했고, 민주당은 대부분의 일정을 취소했습니다.
부산시장에 이어 서울시장도 공석이 되면서 보궐선거를 앞두고 파장이 클 전망입니다.
정치권 분위기 정치부 우종환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 1 】
우종환 기자, 먼저 서울대병원에 정치인들이 많이 왔던데 분위기 어땠습니까?
【 기자 】
네, 박원순 시장과 인연이 있던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사망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달려왔습니다.
박홍근, 이학영, 남인순, 기동민, 김원이, 천준호 등 이른바 '박원순계'로 분류됐던 의원들입니다.
운구되는 박 시장 시신을 병원 앞에서 맞이했는데 모두 침통한 모습이었습니다.
박 시장의 비서실장을 지낸 천준호 의원은 박 시장 검안에도 참석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의원들 일부가 자택으로 돌아갔는데 빈소가 차려지면 돌아가면서 자리를 지킬 예정이라고 합니다.
SNS상에도 정치인들의 애도 메시지가 이어졌는데요.
김두관 의원은 고인의 명복을 비는 짤막한 메시지를 올렸고, 손혜원 전 의원은 "서둘러 가시려고 그리 열심히 사셨느냐"며 "맘속 영원한 시장님"이라고 게시했습니다.
【 질문 2 】
박 시장 소속 정당인 민주당 분위기도 가라앉았을 것 같은데요. 지금 상황 어떻습니까?
【 기자 】
어제(9일) 박 시장 실종 소식이 전해지면서 민주당은 밤에 긴급회의를 열었습니다.
사망이 확인되기 전 상황을 공유하는 차원이었다고 하는데요.
당장, 오늘 오전으로 예정됐던 부동산 정책 관련 당정 협의를 취소했습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발표는 그대로 할 예정입니다.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고 언론사별 인터뷰를 진행하던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도 잇따라 일정을 취소했습니다.
늦은 시각에 사망 확인이 된 만큼 공식 입장은 오전 중 나올 걸로 보입니다.
【 질문 3 】
고인이 돼 수사가 종결된 만큼 조심스럽습니다만 '미투' 의혹으로 고소장이 접수됐는데 민주당 분위기 어떻습니까?
【 기자 】
앞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보좌진을 성추행한 사건으로 사퇴하면서 파장이 컸었죠.
그전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수행비서를 위력에 의한 간음·추행한 혐의로 징역형을 확정받은 일도 있었는데요.
여기에 박 시장도 수사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미투' 의혹을 받게 되면서 민주당은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이게 됐습니다.
특히 안 전 지사에 이어 박 시장 역시 차기 대권 후보로 꼽혔던 인물인 만큼 후폭풍이 클 전망입니다.
【 질문 4 】
그럼, 야권은 어떤 분위기입니까?
【 기자 】
야권에서는 일단 조심스러운 분위기입니다.
박 시장 사망 소식이 전해지기 전 실종 상태였던 어제 오후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소속 의원들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엄중한 시국인 만큼 의원들의 언행을 조심해 달라는 당부였습니다.
혹시나 막말이나 근거 없는 추측 등으로 물의를 빚는 일이 일어나지 않게 미리 상황을 관리하는 차원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후 늦은 시각에 사망 소식이 전해진 만큼 통합당을 비롯해 다른 야당들의 공식 애도 메시지는 오전 중 나올 걸로 보입니다.
【 질문 5 】
혹시 청와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 기자 】
청와대에서도 뜻밖의 상황에 충격을 받은 분위기입니다.
앞서 실종 수색이 진행되던 당시 청와대는 별도 회의를 하진 않았지만, 국정상황실을 중심으로 상황 파악에 촉각을 기울였다고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참모들로부터 실시간 보고를 받은 걸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사망 소식이 전해진 뒤 아직 공식 입장은 없습니다.
청와대는 오는 13일 문 대통령이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할 예정이었는데 이를 비롯한 주요 국정 스케줄이 연기될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하는 상황입니다.
【 질문 6 】
최근 부동산 여론 관련해 정부와 서울시가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는데 박 시장 사망이 영향을 줄까요?
【 기자 】
일단 박 시장이 강하게 반대해온 그린벨트 해제 여부에 변수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최근 부동산 여론이 악화하면서 정부는 수도권 내 공급대책으로 그린벨트 부지를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냈었는데요.
여기에 박 시장은 줄곧 반대 입장을 고수해왔습니다.
하지만, 박 시장이 숨지고 서정협 행정1부시장 대행 체제가 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는데요.
아무래도, 선출직이 아닌 서 부시장이 박 시장만큼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기는 쉽지 않을 거란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 질문 7 】
마지막으로 이제 서울시장 자리가 공석이 됐는데 보궐선거는 언제 하나요?
【 기자 】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내년 4월 7일이 될 걸로 보입니다.
공직선거법상 지자체장이 사망, 사직하거나 자격을 상실하게 되면 이듬해 4월 보궐선거를 치르게 돼 있습니다.
앞서 오거돈 전 시장 사퇴로 공백이 된 부산시장 보궐선거도 같은 날 진행됩니다.
수도 서울과 제2의 도시 부산 인구를 합치면 1천3백만 명으로 대한민국 국민의 4분의 1을 넘습니다.
2022년 대선을 1년 앞두고 치르는 선거인 만큼 대선 전초전의 성격이 강해질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네, 지금까지 정치부 우종환 기자였습니다. [ ugiza@mbn.co.kr ]
영상편집 : 한남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