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비서 성폭행하고 추행한 혐의로 광주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검찰의 형집행정지 조치에 사의를 표했다. 안 지사 모친 장례식 이튿날인 6일에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위치한 빈소에 여권 유력 정치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수척한 모습의 안 전 지사는 "어머님의 마지막 길에 자식된 도리를 할 수 있도록 허락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안 전 지사는 법무부의 형집행정지로 일시 석방돼 전날 오후 11시47분께 광주를 출발한 뒤 오전 3시5분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도착했다. 스포츠형 머리에 다소 야윈 모습으로 나타난 안 전 지사는 법무부에서 수감자에게 제공하는 카키색 반팔 티셔츠 차림에 흰색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다. 그는 빈소에 도착한 뒤 모친 영정에 절을 올리고 눈물을 보였다고 전해졌다.
이튿날에도 새 조화와 조기들이 속속들이 도착해 장례식장을 채웠다. 빈소에는 문재인 대통령, 박병석 국회의장, 이해찬 민주당 대표, 김태년 원내대표, 고 노무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조화가 놓여 있었다. 홍영표, 서영교, 기동민 등 민주당 의원들을 비롯해 민형배 전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 등 친노 인사들의 조기도 가득 늘어섰다.
이날 첫 조문객은 안희정 멘토로 알려진 법륜스님이었다. 오전 7시께 장례식장에 도착한 법륜스님은 "(안 전 지사와) 오래된 인연"이라고 전했다. 정치인 중에서는 김윤덕 민주당 의원이 이날 가장 먼저 빈소를 방문했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오전 10시43분께 빈소를 찾아 "위로의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안 전 지사 아들이 조문객들이 가는 길을 끝까지 배웅했다.
문 의장 뒤를 이어 민주당 유력 당권 주자 이낙연 의원이 오전 10시51분쯤 오영훈 의원과 함께 장례식을 찾았다. 이 의원과 오 의원을 맞은 안 전 지사는 시종일관 담담하고 차분한 표정이었다. 영정 앞에 헌화를 올린 뒤 분향한 이 의원은 절을 하지 않는 대신 영정을 향해 무릎을 꿇고 고개 숙여 10여 초간 묵념을 했다. 이 의원은 안 전 지사 손을 붙잡고 "많이 애통하시겠다"며 위로했다. 그는 조문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안 전 지사와
손학규 전 민생당 대표, 송옥주·김민석·윤관석 민주당 의원도 연이어 들어와 조문을 올렸다.
[최예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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