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고 코로나19에 대한 방역사업 강화를 지시했다. 북한은 코로나19 확진자가 전혀 없다고 주장하지만, 김정은이 직접 고삐를 조이고 나선 것은 그만큼 북한내 코로나19방역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3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2일 김정은 주재로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14차 정치국 확대회의를 개최했다. 통신은 이번 확대회의에서 "악성전염병을 막기 위한 6개월간의 사업정형을 총화하고 국가비상방역사업을 강화해 지금의 방역형세를 더욱 공고화하기 위한 문제를 토의했다"고 밝혔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악성전염병의 재감염, 재확산 추이가 지속되고 있고 그 위험성이 해소될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방역전초선이 조금도 자만하거나 해이됨이 없이 최대로 각성경계하며 방역사업을 재점검하고 더 엄격히 실시할데 대해 지적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일군들 속에서 점차 만연되고 있는 방심과 방관, 만성화된 현상들과 비상방역 규율위반 현상들에 대해 엄하게 비판하셨다"고 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섣부른 방역조치의 완화는 상상할 수도, 만회할 수도 없는 치명적인 위기를 초래하게 된다"고 거듭 경고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 위원장은 "오늘의 방역형세가 좋다고 자만도취돼 긴장성을 늦추지 말고 전염병 유입 위험성이 완전히 소실될 때까지 비상방역사업을 더욱 강화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올해 숙원사업인 평양종합병원 건설 문제도 의제로 다루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건축공사가 일정계획대로 완강히 추진되고 있는데 대하여 만족을 표시하셨다"며 "시공부문, 자재보장부문, 운영준비부문앞에 나서는 구체적인 과업들을 제시하셨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평양종합병원건설을 당 창건 75주년 기념일인 10월까지 완공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북한은 공식적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단 한명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거듭 밝혀왔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는 북한에서 지난달 19일까지 총 922명이 코로나19 검진을 받았고,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번 정치국 회의 내용에서 알 수 있듯이 실제 북한내 코로나19 상황은 비상상황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 특히 평양 내 코로나 상황이 매우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와 이에 따른 경제난으로 뒤숭숭한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평양종합병원 건설을 채찍질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지난 6월 3일 모든 학교가 개학했으나 한 달이 채 안된 지난 1일부터 다시 방학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중앙통신이 이번 정치국 확대회의의 장소와 날짜를 구체적으로 명시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통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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