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가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흉악범죄를 저지르고 사형선고를 받은 자에 대해 6개월 이내로 사형 집행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발의한 것에 대해 "완전히 거꾸로 간다"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30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통해 오심으로 인한 재심사건들을 언급하며 "타이밍도 참 못 맞춘다"고 밝혔다.
그는 "화성 8차 살인사건,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삼례 나라슈퍼 사건, 낙동강변 살인사건 모두 돈 없고 배우지 못한 분들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형을 살았다"며 "삼례 나라슈퍼 사건의 경우 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배심판사였다. 오심에 대해 피해자들에게 사과한 걸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화성 8차사건 같은 경우는 그나마 이춘재가 살아라도 있었으니 누명을 벗을 수 있었던 것"이라며 "미국에서도 사향 당한 후에 누명이 벗겨진 경우가 많았다"고 사형제도의 한계점을 강조했다.
진 전 교수는 "자, 억울하게 흉악범 누명 쓰고 사형당한 사람이 있다고 하자"라면서 "홍 의원은 자기가 만든 법 때문에 죽은 사람 되살려낼 방안을 제시해라. 가령 '내가 실은 재림예수다'"라고 비꼬았다.
앞서 홍 의원은 "현행 형사소송법은 사형 판결이 확정된 날부터 6개월 이내에 사형을 집행하도록 하는 규정을 별도로 두고 있으나 1997년 12월30일 이후부터 23년 동안 실제 사형이 집행되지 않고 있어 법무부 장관이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고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 우리나라에 사형 미집행자는 60명이다. 자고 있던 부모를 찔러 죽인 박한상, 부녀자 등 20명을 잔인하게 살해한 유영철, 10명을 죽인 강호순 등이 사형 선고를 받고도 집행이 되지 않아 여전히 살아 있다. 사형 미집행자 60명이 목숨을 앗아간 피해자만 211명에
한편, 진 전 교수는 추가로 게시한 글에서 '보복론', '예방론', '재사회화론'으로 정의되는 형벌의 관념을 언급한 뒤, "우리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가진 형벌의 관념은 고대와 중세의 '보복론'에 가까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맹성규 기자 sgmaeng@mkinternet.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