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이 초선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차기 대선 후보로 백종원 씨를 언급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여야 정치권에서는 갑작스런 백종원 카드에 술렁이고, 백종원 본인도 “지금 하는 일이 좋다”며 당황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김 위원장은 앞서 차기 대선후보로 40대 경제전문가를 언급했고, 이번에는 구체적으로 백종원을 거론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김 위원장 주변 인물들은 백종원이 가진 코드를 살펴보라고 조언합니다.
■ 백종원 코드를 찾아라
방송프로그램 ‘골목식당’으로 유명한 백종원은 유명 요식업체 CEO이자 유튜버입니다. 장사가 안 돼 힘들어 하는 소상공인들에게 위기를 헤쳐 나갈 솔루션을 제공해 많은 사람의 호감을 사고 있습니다. 강원도 못난이감자의 생산량이 너무 많자 대기업 부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대형마트에서 팔게 하는가 하면, 완도산 다시마가 폭락할 위기에 놓이자 특별 다시마 라면을 만들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조수진 의원은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차기 대선주자는 혐오도가 적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했지만, 백종원이 상징하는 코드는 정치권에 여러 화두를 던집니다.
백종원이 보여주는 이미지는 “경제를 잘 안다” “소상공인과 농민의 어려움을 알고, 대기업과 갈등 보다는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유튜브 등 첨단 미디어를 통해 젊은이와 항상 소통한다” “자수성가로 막대한 부를 이뤘지만, 너무 가난한 집이 아닌 중산층 가정에서 유복하게 자라 자기만의 꿈을 실현했다” 등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젊은 세대들이 각광할 만한 요소를 두루 갖춘 셈인데, 이런 점 때문에 과거 김 위원장이 40대 경제전문가 발언할 때는 발끈했던 오세훈이나 원희룡 등 야권의 대선 잠룡들도 이번에는 적극 수용하는 모습입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그 정도로 국민적 거부감이 없는 인물이 되겠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조금 더 현장의 문제에 달려들어 국민과 함께 가겠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 충청도 출신 대선후보?
내후년 대선을 앞두고 여러 대선후보가 거론되고 있지만, 김종인 위원장이 유일하게 인정하는 후보는 이낙연 전 총리입니다. 친문세력이란 변수가 있지만, 이 전 총리가 민주당 후보가 될 것으로 염두에 두고 대항마를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홍준표나 오세훈, 원희룡, 안철수 등의 카드로는 이낙연을 뛰어넘기 힘들다고 보는 것입니다.
앞서 언급한 백종원 코드는 공교롭게 이낙연 전 총리의 빈틈을 파고들 수 있는 급소 역할이 될 수 있습니다. 김 위원장의 측근은 이와 관련해 충청도 출신이라는 점도 눈여겨 보라고 말합니다. 백종원은 1966년생으로 충남 예산, 김 위원장이 눈여겨본다는 윤석열 검찰총장은 1960년생으로 아버지가 충남 논산,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1957년생으로 충북 음성 출신입니다.
김 위원장은 이번 총선에서 완패한 미래통합당이 대선에 승리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합니다. 민주당이 코로나19 정국에서 재난지원금을 활용해 총력전을 펼쳐 거대 여당이 되었지만, 정작 득표수에 있어서는 2백만 표 차이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참고로 21대 총선에서 민주당 1천434만5천 표, 통합당이 1천191만5천 표를 얻어 243만 표 차이가 났습니다) 다시 말해 130만 표만 가져와도 된다는 것인데, 앞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난이 본격화되고 호남 대통령에 대한 견제 움직임을 잘 활용한다면 정권 교체가 어렵지 않다는 판단입니다.
백종원 대선후보설로 온 세상이 시끄럽지만, 정작 김 위원장은 올 하반기에 자연스럽게 윤곽이 나올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느긋한 모습입니다. 8월 말에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새 당대표가 선출되고, 기업들이 걱정하는 경제난과 실업이 본격화되는 시기입니다.
지난번 총선에서 호언장담했지만 선거 참패라는 성적표를 받아든 김 위원장, 여전히 자신
◆ 정창원 기자는? =>현재 정치부 데스크. 1996년부터 기자 생활을 시작했으며, 2018년 10월부터 정치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꿈꾸고 있으며, 균형감 있는 시선으로 정치 현안을 바라보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