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는 동안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그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역할 분담에 대한 윤곽도 확연히 드러났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먼저 대남 비난을 쏟아내면서 남북관계를 파국으로 이끈 악역을 맡았다면 김정은 위원장은 이를 막는 조치로 조력자 역할을 자처하는 모습이다.
24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전날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5차 회의 예비회의를 주재하고 그동안 북한이 탈북민단체의 전단 살포를 이유로 남측에 선언했던 군사행동 계획을 전격 보류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의 지휘 아래 당 통일전선부와 군 총참모부 등 관련 부서들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이어 잇단 군사행동을 예고하면서 한반도의 긴장 수위를 한 껏 높이던 국면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깜짝 등장해 일단 중지를 선언한 셈이다.
김정은과 김여정의 이런 역할 분담은 올해 들어 드러나기 시작했다.
김 제1부부장은 지난 3월 3일 북한의 발사체 발사에 대한 한국 정부의 유감 표명에 첫 담화를 냈다.
그리고 4일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코로나19 사태와 관련, 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냈고 5일 문 대통령도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냈다. 이런 과정에서 김여정의 권력이 대내외 드러났다. 지난 4일도 마찬가지로 악역을 맡은 김여정의 대남 강경조치 담화가 나왔다. 이후 당 통일전선부와 군 총참모부 등 관련 부서 기관들이 나서 김여정의 담화 이행 지시를 언급하며 그 지위는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명실공히 2인자임을 공개적으로 표출한 보여준 것이다.
실제 김 제1부부장은 지난 13일자 담화에서는 관련 부서들에 대남 강경조치를 지시하면서 "(김정은)위원장 동지와 당과 국가로부터 부여받은 나의 권한을 행사하여"라고 스스로 자신의 위치를 공개했다.
한편 김 위원장의 대남 군사행동계획 전격 보류 방침에 따라 북한군의 최전방 지역에 재설치한 대남 확성기 방송 시설 일부가 도로 철거 작업에 들어갔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강원도 철원군 평화전
[이상규 기자 boyondal@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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