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노믹스(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기조)설계자'로 불리는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이 "기본소득은 정치적 언어지 경제적 언어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정부의 일과 민간의 일은 다르다"면서 문 정부의 정부주도경제에 대한 비판도 쏟아냈다.
김광두 원장은 김무성 전 미래통합당 의원 주최로 17일 열린 '더 좋은 미래' 포럼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김원장은 18대 대통령선거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주요 공약들을 설계하며 '박근혜의 가정교사'로 불렸다. 이후 19대 대선에서는 문재인 정부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부의장을 맡아 초기 문정부의 주요 정책 방향의 기초를 쌓았다는 평가를 듣는다.
이날 토론의 키워드는 단연 기본소득이었다. 장제원 의원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기본소득을 거론하고 정치권이 들썩이는데 실현가능성이 의문"이라며 포문을 열었다. 이에 김원장은 "현재로서는 힘들다"고 선을 그었다. 재정적 어려움과 더불어 효율성도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김원장은 "이재용 사장에게 주는 100만원이 무슨 의미냐"면서 "(같은 재원이라면) 차라리 어려운 분들에게 더주는게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김무성 전 대표 역시 '도덕적 해이'와 재정문제를 들며 반대 의견을 분명히했다.
한편 '보수판 기본소득'에 대한 지속적 연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종석 전 의원은 "기본소득은 시장주의자들이 먼저 들고 나온 주장"이라면서 "우리의 가치에 맞는 기본소득을 선점해야 한다"고 강변했다. 김광두 원장 역시 "4차 산업혁명과 AI의 대두로 일자리가 사라지는데 대한 대안이 기본소득"이라면서 "전국민을 다주자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소득제를) 논의나 검토할 단계"라고 주장했다.
정부여당의 확대재정기조에 대해서는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내놨다. 김 원장은 "가을쯤 되면 4차 추경까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그렇게 되면 국가채무비율이 50퍼센트는 금방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여당에서 oecd의 평균 국가채무비율이 40%임을 들어 확대재정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우리는 사정이 다르다"는게 김원장의 반론이다. 김 원장은 "채무비율이 70%가 넘는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국은 외환시장에서의 위험성이 낮은 반면 우리나라는 무역 의존성이 높아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또 "이 평균에는 국가채무가 200퍼센트가 넘는 일본이 포함돼있다"면서 "일본을 우리하고 똑같이 놓을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일본의 경우 채무비율은 높지만 대부분의 채무를 안전자산인 엔화표시 채권이 차지하고 있어 대외적 요인에 의한 불안 요소가 적다고 평가된다.
김원장은 문정부의 핵심정책중 하나인 최저임금 인상과 52시간제에 대한 비판도 쏟아냈다. 그는 "최저임금을 이렇게 빨리 올리고 노동시간을 단축하면 국가 경쟁률이 어떻게 되겠냐"고 지적했다. "(이런 정책으로) 국제시장에서 우리상품이 경쟁력이 잃으면 기업에 세금을 낼 수 없고 일자리도 결과적으로는 줄어든다"는게 김원장의 주장이다.
정부의 역할과 민간의 역할을 나누고 규제는 완화해야 한다는게 김원장이 내놓은 해법이다. 그는 "공정경쟁질서, 보육과 교육, 재훈련의 역할 등은 정부가 당연히 해줘야 한다"면서도 "상품과 용역을 만드는 활동은 민간에 맡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돈 들이지 않고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이 규제완화"라면서 "노조한테 막혀 기업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묶이는 경제는 잘 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김무성 의원을 비롯해 장제원 의원, 정병국 여상규 전 의원등 중량감 있는 범보수 전현직 의원 40여명이 참여했다. 무소속인 권성동 의원, '경제통' 김종석 전 의원까지 폭넓게 참여해 '김무성표 킹메이킹'에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가 나온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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