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공군 부대에서 이른바 '황제 복무'를 했다는 금수저 병사에 대한 폭로가 어제(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습니다.
이쯤 되면 우리 군대, 정말 갈 데까지 갔나 싶은 생각도 드는데, 이 뉴스 신동규 기자와 추적해보겠습니다.
【 질문 1 】
신 기자, 뉴스에서도 보도는 됐습니다만, 핵심 쟁점을 다시 한 번 정리해볼까요?
【 기자 】
네, 일단 공군 본부가 감찰에 착수한 상황으로, 현재는 의혹 단계라는 점 먼저 말씀드려야겠는데요.
그만큼 사실이라기에는 믿기 어려운 내용입니다.
빨래를 가족비서에게 전달하거나 음료를 외부에서 반입하는데 병사가 부사관에게 심부름을 시켰습니다.
코로나19로 병사들의 출타가 제한됐던, 그러니까 외부인 접촉을 피하라는 지시가 있던 시기에 이뤄진 일입니다.
또 팬티 바람으로 혼자서 '황제 생활관'을 썼고, 병원 진료를 핑계로 불법 면회를 했다는 폭로도 이어졌는데요.
해당 병사는 금융권 신용평가사 부회장의 아들로 알려졌습니다.
사회적 지위나 재력을 이용해 특혜를 얻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 질문 2 】
그런데 이게 단순히 군 생활 좀 편하게 했다, 이런 정도의 문제가 아닌 것 같아요.
병사가 부사관 심부름을 시키는데 부대원들이나 지휘관이 몰랐을 리는 없고, 사실상 묵인했다는 얘기 아닙니까?
【 기자 】
전문가들도 그 점에 대해서 상당한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국가를 위해 젊음을 바친 병사들은 사회적 배경에 관계없이 적어도 군에서만큼은 동등한 대우를 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입니다.
어느 개인에 대한 특혜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군의 기본 원칙이 무너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했습니다.
청와대 게시판에 글을 올린 청원 당사자 역시 내부고발자 색출에 대한 두려움을 나타내면서도 전우들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라도 좌시할 수 없었다고 밝혔는데요.
전문가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류성엽 /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
- "병사만이 아니라 중간에 관리를 해줘야 하는 부사관 입장도 그렇고 병력을 직접 관리해야 하는 중간지휘관도 그렇고 다들 힘들어지는 상황이 오거든요."
【 질문 3 】
그런데 청원글을 보면 이 병사가 부대에 전입해 온 것 자체가 이상하다는 내용이 있던데요.
부사관 심부름 시킬 정도 위세면 이 과정에 부적절한 개입이 있었을 수 있는 것 아니겠어요?
공군 본부 감찰도 이 부분에 집중돼야 할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 기자 】
문제의 병사는 재정처, 그러니까 군대에서 경리업무를 담당하는 곳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부대에 단 1명 있는 보직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해당 보직을 이미 맡고 있던 선임병사의 전역이 아직 많이 남은 상황에서 추가로 배치된 점 자체가 이상하다는 것입니다.
부대의 위치도 서울 도심권이라는 점에서 혹시 병역비리가 아닌가 하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인데요.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 인터뷰(☎) : 신종우 /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
- "청탁을 통해서 병사가 수도권 인근 부대에 배치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편한 보직을 받고 부대 간부들과 모 기업의 사장과 대가가 오갔는지…."
또 책임을 말단에 떠넘기는 이른바 '꼬리 자르기'에 그쳐서는 안 되고 책임 있는 윗선을 밝혀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 앵커멘트 】
이 문제 흐지부지 넘어가서는 안 되고 앞으로 관심있게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신동규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