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과 정원을 보전하기 위해 한뼘의 장기미집행 도시공원도 해제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2022년까지 시민과 함께 3000만그루의 나무를 심고, 하천 생태 복원을 통해 다양한 생물이 공존하는 도시 생태계를 만들겠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3일 서울시가 주최한 온라인 국제회의 'CAC 글로벌 서밋 2020' 기후·환경분야 발표에서 공원 부지로 지정된 뒤 오랫동안 실제 공원으로 조성되지는 않은 땅의 공원 지정이 해제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서울시의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총면적은 117.2㎢에 달한다. 지방자치단체가 사유지를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두고 20년간 사업을 시행하지 않으면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실효제'에 따라 지정의 효력이 사라질 수 있다. 오는 7월 1일부터 첫 적용 사례가 나오기 시작하는 데, 이 부분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를 덜기 위한 발언으로 보인다.
이어 '기후위기 극복을 통한 새로운 미래로의 전진'을 강조한 박 시장은 "도시운영 시스템을 탈 탄소 체계로 전환하고 탄소에 의존하지 않는 지속가능한 산업과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런 실천은 결국 사회적 약자에게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 핵심 열쇠가 될 것이다. 서울시가 '그린 뉴딜'로 선도적인 변화를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공공건물의 '제로 에너지 건축물' 의무화 확대 ▲대규모 '그린 리모델링' ▲공공기관 차종 전기차·수소차 의무화와 충전 인프라 확대 ▲자원회수시설 확충 ▲2022년까지 시민숙의예산 1조원 확보 ▲전 국민 고용보험 가입 등을 그린뉴딜 정책으로 제시했다.
이날 진행된 온라인 국제회의에서는 '도덕경제학' 저자인 미국 경제학자 새뮤얼 보울스 박사, 이화여대 자연과학부 최재천 석좌교수 등 석학들도 코로나19 이후 기후변화 대응을 주제로 발표했다.
보울스 박사는 지금까지 시장과 정부라는 양 극단 사이에서 여러 정책들이 시행됐다면, 앞으로는 시민사회가 새로운 꼭지점으로 부상해 '시장-정부-시민사회'의 삼각 구도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재천 교수는 "이번 세기, 100년 안에 인류가 멸종해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의 미래를 보장하려면 극단적인 뭔가가 필요하다. '친환경', '환경주의' 등의 용어를 많이들 쓰는데, 이를 넘어서는 환경중심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는 5일까지 진행되는 'CAC 글로벗 서밋 2020'은 서울시가 감염병 위기 극복과 포스트 코로나를 화두로 개최하는 온라인 국제회의다. 박 시장과 세계 각국 도시 시장, 세계적인 석학과 사회 각 분야 전문가 등 120여 명이 참여해 5일 간 대대적인 논의와 토론의 장을 펼친다.
앞서 시는 세계 도시들의 요청으로 서울의 S방역 정책과 노하우 공유를 위한 영문 온라인 플랫폼 CAC(Cities Against COVID-19)를 오픈(4.9.)해 두 달 새 방문 700만 뷰를 돌파했다. 이번 국제회의는 공유를 넘어 보다 확장된 협력과 연대의
'CAC 글로벌 서밋' 기후·환경 세션은 서울시 공식 유튜브(국문·영문)를 통해 한국어·영어(동시통역)로 생중계됐다. 서울시 공식 페이스북으로도 영어로 생중계됐으며 세션 영상은 다시보기를 통해 언제든지 시청이 가능하다.
[이미연 기자 enero20@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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