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의 차기 전당대회 출마 움직임과 맞물려 정세균 국무총리 측의 지원 가능성이 부상하고 있습니다.
정세균계가 '이낙연 대세론' 저지를 위해 김 전 의원을 통한 '우회 견제'에 나설 것이란 얘기입니다. 정-김 제휴설에는 상호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는 정치공학적 전제가 깔려있습니다.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둘 수밖에 없는 정 총리로선 이 전 총리의 독주를 견제하는데 김부겸 카드가 안성맞춤입니다. 호남 중심 정당에서 영남 출신의 한계를 지닌 김 전 의원으로서는 지역 기반이 탄탄한 정세균계의 지원이 천군만마일 수 있습니다.
일단 양측은 막후 제휴설에 선을 긋고 있습니다. 정세균 총리와 가까운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오늘(3일) "정 총리가 전당대회에 개입하는 것은 말도 안 되고, 의원들끼리도 그런 이야기를 해본 적이 없다"고 밝혔고, 김 전 의원 측은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양측은 펄쩍 뛰고 있지만, 김 전 의원이 전대 출마를 결심할 경우 정세균계가 어떤 식으로든 힘을 보태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적지 않습니다.
정 총리는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후 부침을 거듭한 친노계와 86 운동권을 아우르는 구심점 역할을 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을 전후해 여권이 친노계의 분화로 친문 일색으로 바뀌면서 정 총리의 조직력 또한 크게 위축됐지만 "어려울 때 정세균 신세를 안 져본 사람이 없다"는 말이 있을 만큼 인적 네트워크가 탄탄한 게 사실입니다.
당 관계자는 "대선 경선에서 전남, 북(이낙연 대 정세균) 대결이 성사될 가능성을 고려하면 현재 정 총리 입장에선 김부겸 당대표 카드가 무척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라며 "이낙연 쏠림 현상에 대한 견제 표가 결집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 총리와 김 전 의원은 돈독한 사이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 총리의 부인이 경북 출신이라는 인적 배경 외에도 2005년 정 총리가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일 때 김 전 의원이 원내수석부대표로 직접 호흡을 맞춘 적이 있습니다.
정 총리는 최근 김 전 의원의 전대 출마 움직임을 다른 경로로 듣고는 "그랬으면 나한테 말했을 텐데…"라며 고개를 갸우뚱했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전대 출마를 두고 간접적으로도 이야기를 나눈 게 없다는 의미이지만, 동시에 친분의 밀도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케 하는 대목으로 읽힐 수 있습니다.
김 전 의원은 출마 쪽에 무게를 두고 막판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 전 의원
김부겸 카드가 부상하면서 당권 레이스가 밋밋한 '이낙연 추대식'으로 흘러갈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습니다.
나아가 각 대권 예비 캠프의 힘과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경선 전초전 성격이 될 것이란 관측이 고개를 듭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