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늘(1일) 첫 회의부터 변화를 고심한 흔적이 곳곳에서 묻어났습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비대위원들은 한목소리로 "익숙한 어제와의 이별"을 외치며 개혁과 쇄신의 각오를 다졌습니다.
회의 풍경부터 달랐습니다. 비대위원 9명 중 3명이 1980년대생 청년으로 채워지면서 지도부 자체가 젊어졌습니다.
통상 선수(選數), 연장자 등을 기준으로 위에서 아래로 이어졌던 회의 발언은 청년 비대위원부터 위원장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형식의 파괴가 이뤄졌습니다.
회의장에 들어서는 모습도 사뭇 달랐습니다.
대표급을 중심으로 무리 지어 등장하며 나름의 세를 과시했던 과거 지도부와 달리 비대위원들은 개별적으로 회의장을 찾아 도착 순서대로 자리했습니다.
회의실 벽에는 '변화, 그 이상의 변화'라는 글귀가 적힌 뒷걸개(백드롭)가 내걸렸는데, 두 번 반복된 '변화'의 글자색과 위치에 눈길이 쏠렸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의 상징색인 파란색 글씨의 '변화'는 아래쪽에 작은 글씨로, 통합당의 상징색인 핑크색의 '변화'는 위쪽에 크게 배치됐습니다.
이번 비대위가 주도하는 '창조적 파괴'를 통해 반드시 재집권의 토대를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담아낸 것이라는 해석입니다.
김 위원장의 첫날 움직임에도 시선이 쏠립니다.
메시지는 짧았고, 예상했던 파격도 없었습니다. 일단은 청년·원외 일색인 나머지 비대위원들로 주목도를 분산하는 효과가 있었다는 평가입니다.
일정 사이사이에는 당 인사들과 끼니를 함께하며 접촉면 넓히기에 나섰습니다. 원외의 한계를 극복하고 이른 시일 내 여론을 파악하기 위한 행보로 읽힙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립서울현충원 참배 후 참석자들과 국회 앞에서 설렁탕 조찬을 한 데 이어 점심에는 비대위원들과 안동국시를 함께 했습니다.
앞서 비대위원과 의원 등 60여명이 동행한 현충원 참배
김 위원장이 방명록을 다 적고 난 뒤 'ㅆ'이 'ㅅ'처럼 보이자 주 원내대표가 이를 지적, 획을 다시 긋는 모습도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