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P] "北기업 한국서 사업 허용"…통일부, 다시 대북 유화 메시지

통일부가 최근 제출한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 초안에 북한 기업이 한국에서 수익 사업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한 기존 통일부 고시 내용을 새롭게 포함시켰다고 1일 밝혔다. 고시 내용을 상향 입법함에 따라 향후 남북 합작사업을 위한 법적 제도 마련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통일부가 공개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개정안 초안 제18조의 3에는 '남한과 북한의 주민이 경제적 이익을 주된 목적으로 협력사업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이 새롭게 포함됐다. 이에 따르면 한국 기업이 북한에서, 북한 기업이 한국에서 기업 활동을 하는 것이 가능하며 상대방 주민을 고용할 수도 있다. 공동 투자도 가능하며 사업수행 결과 발생하는 이윤을 투자 비율이나 계약조건에 따라 분배받을 수 있도록 했다.
통일부는 이번 개정안에 담긴 내용이 기존 '남북경제협력사업 처리에 관한 규정'에 담긴 통일부 고시 내용을 상향 입법한 것이며 새로운 내용이 추가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갑자기 남북관계에 속도를 높이는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 북한이 우리 측 지역에서 경제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대북제재를 포함하여 해결해야 될 과제가 많다"고 설명했다.
통일부의 이러한 움직임은 향후 남북 경협이 이뤄질 경우를 대비해 관련 활동을 법적으로 보장한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는 최근 5.24 조치가 실효성을 상실했다고 평가하는 한편 남북교류협력법에서 규정한 북한 주민 접촉도 '승인제'에서 '신고제'로 바꾸기로 했다.
현재 북한과의 경제적 교류협력은 국제사회 주도의 대북제재, 북한의 무호응 등의 이유로 실현 가능성이 낮다. 유엔 안보리 결의 2375호는 북한과의 합작투자를 금지하고 있고, 2397호는 자국 내 북한 노동자를 북한으로 송환토록 규정하고 있다.
[안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