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이 27일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를 잇따라 열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의 닻을 올린다. 하지만 통합당 비대위에 대해 일부 중진 의원이 불만을 나타내고 있어 막판 변수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반면 김 비대위 내정자는 이런 반발에 아랑곳하지 않고 당 쇄신과 혁신을 외치고 있어 출범한 뒤에도 잡음이 끊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갈등이 당장 겉으로 드러나지 않겠지만 김 내정장의 '세대교체론'과 당내 중진들의 '자강론'이 격돌하며 내홍이 일어날 수도 있다.
불안하게 출발하는 김종인 비대위가 성공하는 길은 황교안 전 대표와 정반대 전략과 노선을 밀고 나가는 것이다. 통합당이 4.15 총선에서 참패한 이유는 3가지다. 변혁적 리더십 부재와 집권당의 정책을 넘어서는 대안과 비전 제시 실패,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불리한 정황이 그것이다. 김종인 비대위가 성공하려면 이를 거꾸로 세우면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강력한 리더십 회복이다. 황 전 대표는 친박 등 기득권을 지키려는 계파를 극복하지 못했다. 개혁을 시도했지만 반발과 저항에 부딪치면 현실과 타협했다. 그러다가 당을 혁신해야 할 기회를 놓쳤다. 그 결과 통합당은 수구 보수 이미지 탈피에 실패했고, 이것이 국민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줬다.
거대 여당인 민주당의 정책을 무색하게 만들 대안을 내놓은 것도 시급한 과제다. 황 전대표 체제에서는 소득주도성장과 탈원전 등 여당의 실책을 비판했지만 이를 극복할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강하게 반대는 하는데 국민 지지를 얻을 대안과 비전이 없다 보니 국회는 여야의 싸움판으로 변질됐다. 이런저런 정책을 내놓기는 했지만 뚜렷하고 명확한 메시지는 별로 없었다. 전문가 의견을 짜집기해 놓은 것 같았다. 김종인 비대위가 이를 극복하려면 간결하면서도 실효성 있는 정책을 발굴해야 한다.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여당도 무릎을 칠 만한 정책 대안으로 공략해야 승산이 있다. 국민이 공감하는 이슈에 대해서는 협조하고 잘못된 정책을 날카롭게 지적하면서 대안과 비전을 내놓으면 국민들도 통합당을 다시 보게 될 것이다.
끝으로 불리한 여건을 유리하게 돌릴 묘안을 짜야 한다. 새로운 이슈를 만들어 주도하는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이는 김
[장박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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