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와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미디어 법안 처리에 극적으로 합의했습니다.
국회는 오늘 본회의를 열어 여야가 합의한 비쟁점법안을 처리할 예정이며 내일(3일) 본회의에서는 쟁점법안을 처리하기로 했습니다.
국회 중계차 연결합니다.
김명준 기자!
【 질문1 】
사실상 여야 간 마지막 협상이었는데, 타결 과정 전해주시죠?
【 기자 】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와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신문 방송법 등 미디어법 처리에 대해 극적으로 합의했습니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와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국회 파국을 막기 위해 3시20분쯤부터 국회 귀빈식당에서 최종 담판을 하고 미디어법에 대해 100일간 사회적 논의 기구를 구성해 논의를 한 뒤 표결처리하기로 극적 합의했습니다.
양당 대표는 오늘 회담에서 최대 쟁점인 신문법과 방송법 등 미디어 관련법 4개의 경우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산하에 '사회적 논의 추진기구'를 설치해 논의한 뒤 표결 처리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합의안은 논의 기간을 애초 김형오 의장 중재안인 '4개월'에서 '100일'로 단축하는 한편 '표결 처리'하기로 처리 시기와 방법을 명확히 한 것으로, 민주당의 수정 제안을 한나라당이 전격 수용했습니다.
현재 여야 3개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은 오후 4시10분부터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회담을 열고 구체적인 세부사항 조율에 들어갔습니다.
여야는 또 오늘 오후 6시부터 여야정이 참여하는 논의기구를 가동해 금산분리 완화 등 경제관련 쟁점법안에 대해 논의한 후 내일(3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했습니다.
경제법안은 산업은행민영화법과 금산분리완화법, 출자총액제한폐지법 등입니다.
여야는 대신 잠시 후 5시부터 이윤성 국회부의장 주재로 본회의를 열어 여야 합의로 법사위를 통과한 비쟁점법안을 통과시킬 예정입니다.
일단 최대 현안인 미디어법 처리에 대해 여야간 극적 타결이 이뤄져 국회는 일촉즉발 상황을 피하게 됐습니다.
【 질문2 】
여야 협상이 타결되기까지 오늘 하루 그야말로 긴박하게 돌아갔는데요, 오늘 상황 정리해 볼까요.
【 기자 】
오늘 새벽 김형오 의장의 중재안을 놓고 여야가 타결 직전까지 갔지만 한나라당이 미디어법 처리 시한에 못박아야 한다며 반대해 논의가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분위기가 급랭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직권상정을 거부한 김형오 국회의장에 대해 불신임 투표까지 제안하는 목소리가 있을 정도로 격앙된 분위기였습니다.
특히 애초 오전 10시부터 국회의장실에서 여야 3당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이 모여 쟁점법안 처리 시기와 방식을 놓고 최종 담판을 벌일 예정이었지만 이 역시도 취소가 되면서 협상 자체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감돌았습니다.
이와 관련해 김형오 국회의장과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오전에 서울 시내 모처에서 미디어법 처리에 대해 논의를 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상황은 더욱 급박하게 돌아갔습니다.
김형오 국회의장은 결국 신문겸영과 금산분리 완화 등에 대해 오후 3시까지 심사를 마치라고 통보하면서 15개 쟁점법안에 대해 오후 본회의에서 직권상정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이렇게 되자 다소 다급해진 민주당이 미디어법 처리에 대해 애초 김형오 의장의 중재안보다 나아간 100일간 사회적 논의 기구의 논의를 거친 뒤 표결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여야가 극적으로 합의점에 도달하게 됐습니다.
【 질문3 】
한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오전에 한나라당의 본회의장 앞 농성에 합류하면서 분위기가 급반전됐죠?
【 기자 】
네. 박근혜 전 대표가 한나라당 연좌 농성에 전격 합류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오전 11시쯤 한나라당의 본회의장 앞 농성에 합류했는데요.
박 전 대표는 본회의장 앞에 도착하자마자 농성 중인 소속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격려했습니다.
특히 박 전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쟁점법안 처리와 관련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박 전 대표는 김형오 의장이 어제 내놓은 중재안에 대해서 상당히 합리적이지만, 미디어 법에 대해 시기를 못박지 않은 게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여당이 사회적 논의기구를 통한 논의를 하겠다고 양보했는데도 야당이 시기를 정하지 않는 것은 법안 처리를 무한정 끌고가겠다는 생각이라면서 야당이 미디어법 처리 시기를 정해야 한다고 몰아붙였습니다.
박 전 대표가 이같은 입장을 밝히자 한나라당 분위기는 더욱 강경해졌고 이런 분위기가 결국 김형오 의장이 직권상정 카드를 꺼내도록 만들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박근혜 전 대표가 미디어법 처리에 대해 당의 입장에 힘을 실어주면서 외형상으로는 친이 친박 간 갈등이 수면 아래로 내려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일각에서는 오히려 박 전 대표 한 마디데 당이 크게 좌지우지되는 것에 대해 친이계 의원들이 불만을 갖고 있어 오히려 친이 친박의 새로운 갈등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 질문4 】
이와 관련해 민주당 내부 사정도 편하지만은 않을 것 같은데요.
【 기자 】
네. 민주당 강경파들은 민주당이 2차 법안전쟁에서도 사실상 완패했다고 지도부를 공격하고 있습니다.
특히 민주당이 목숨 걸고 지키겠다던 미디어관련법은 결국 사회적 논의기구에서 100일간 논의한 뒤 표결 처리하기로 카드를 접었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합의 처리하도록 노력한다"는 지난 1월 6일 여야 원내대표 합의에서 크게 후퇴한 셈입니다.
이에 대해 이종걸 민주당 의원은 "한나라당이 범이라면 민주당은 하룻강아지다"라며 "민주당은 없다"고 지도부에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서갑원 원내수석부대표도 "디지털전환법과 저작권법은 먼저 양보했어야 했다"며 지도부의 협상력 부재를 질타했습니다.
민주당이 미디어법 처리 시간을 벌었지만 당내 반발이 만만치 않아 상당한 내홍을 겪을 것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입니다.
【 질문5 】
한나라당의 1박2일간 본회의장 앞 로텐더 홀 점거 과정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극렬한 충돌도 있었죠?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한나라당은 어제(1일)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와 정세균 민주당 대표간의 2차 협상이 끝나자마자 의원총회를 연 후 7시20분 쯤 국회 본회의장 로텐더 홀을 기습 점거했습니다.
여당이 로텐더 홀을 점거한 것은 사상 초유의 사태였는데요.
한나라당은 점거 직후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주요 쟁점법안의 직권상정을 촉구하기 위해 점거에 들어갔다고 밝혔습니다.
사실상 박희태·정세균 양당 대표 간의 회담이 결렬 될 경우 민주당이 로텐더 홀을 점거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먼저 행동에 나선 것입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로텐더 홀을 기습 점거에 강하게 반발하며 항의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양당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차명진 한나라당 의원이 민주당 보좌진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져 차 의원이 병원에 후송됐고, 서갑원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도 조원진 한나라당 의원에게 폭행을 당해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mbn뉴스 김명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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