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총선에서는 30여 년간 우리 정치사를 풍미했던 이른바 올드보이들의 씁쓸한 '퇴장'도 있었습니다.
박지원, 정동영, 천정배, 손학규.
한때 정치권의 거물들이 모두 21대 원내 진입에 실패했습니다.
최중락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원한 비서실장 박지원 의원은 5선에 도전했지만, 서울시 정무부시장 출신 김원이 민주당 후보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1992년 14대 총선에 비례대표로 입문해, 정치 9단으로 평가받으며 '한 번 더'를 외쳤지만, 세월을 거스를 수는 없었습니다.
▶ 인터뷰 : 박지원 / 민생당 의원 (지난 6일 총선 유세)
- "딱 한 번만 박지원을 밀어주십시오. 딱 한 번만 성공해서 목포를 발전시키고 작년에 확보한 국책사업을 완전히 끝내겠습니다."
'전북의 맹주' 정동영 의원도 5선 앞에서 멈췄습니다.
2007년 대권 후보였던 정 의원은 후배인 민주당 김성주 후보와의 리턴매치에서 큰 표 차로 졌습니다.
3천 배 유세까지 벌이며 정계 은퇴 배수진까지 쳤던 6선 천정배 의원도 광주에서 민주당 양향자 후보에게 완패했습니다.
지역구뿐만 아니라 비례대표 한 석도 차지하지 못한 민생당 손학규 선대위원장도 퇴장 수순을 밟게 됐습니다.
▶ 인터뷰 : 손학규 / 민생당 상임위원장
- "저는 선거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납니다. 그러나 당원 동지 여러분, 다당제에 대한 불신마저 사그라들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한 시대를 풍미하며 정치권을 호령했던 다선 의원들이 민심에서 멀어지며 세월과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습니다.
MBN 뉴스 최중락입니다.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