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이 4.15 총선을 일주일도 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잇단 '설화'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당사자를 즉각 제명하는 등 '꼬리 자르기'에 나섰지만, 선거 막판 부동층과 중도층 표심을 얻는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통합당은 당초 지역구 전체 253석 중 124~130석을 확보할 것으로 자체 전망했지만, 최근 이를 110~130석으로 하향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통합당 선거대책위원회는 8일 경기 부천병 지역에 출마한 차명진 후보를 제명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차 후보는 최근 OBS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세월호 관련 막말 논란에 대한 질문을 받자 "국민의 동병상련으로 성금을 모아 만든 그곳에서 있지 못할 일이 있었다"며 "세월호 자원봉사자와 유가족이 텐트 안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문란한 행위를 했다는 기사를 이미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 과정에서 차 후보는 부적절한 단어를 대놓고 사용했다. 김종인 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은 이에 분노하며 즉시 제명 조치를 취할 것을 지시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치인의 말은 아무렇게나 뱉어선 안된다"며 "최소한 국회의원 입후보가 됐으면 말을 가려할 줄 알아야한다. 한 사람으로 인해 많은 후보에게 피해를 줄 수 있기에 빨리 조치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통합당 후보가 막말 논란을 일으킨 건 벌써 사흘 째다. 지난 6~7일에는 김대호 서울 관악갑 후보가 세대 비하 논란을 일으켰다. 김 후보는 지난 7일 TV 토론회에서 장애인 체육시설 건립에 대한 질문에 "나이가 들면 다 장애인이 된다"고 발언했다. 전날인 6일에는 "30~40대 문제의식은 논리가 아니라 막연한 정서고 거대한 무지와 착각"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결국 통합당 중앙윤리위원회는 이날 김 후보에 대해 "선거 기간 중 부적절한 발언으로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다"며 제명을 의결했다. 총선을 코앞에 두고 막판 부동층 표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말 실수에 대해 당 차원에서 강력한 꼬리 자르기에 나선 것이다. 김 후보는 이에 대해 "재심을 청구하겠다"며 "저는 완주 할 수 있고, 완주하려 한다"고 강력 반발했다.
당 내에선 후보들의 연이은 막말 논란으로 총선 승리에 빨간등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합당은 이날 지역구 전체 253석 가운데 110~130석 가량을 확보할 것으로 자체 전망했다. 당초 124~130석을 예상한 것보다 하향 조정한 셈이다. 통합당 핵심 관계자는 "현재 목표 의석은 110~130석"이라며 "당초 전망한 것보다 조금 변동이 생겼다"고 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최대 130석까지 가능하다는 분위기였지만 최근 자체 조사 결과 5석 이상이 확실히 빠진 것으로 파악했다.
특히 수도권과 충청권 지역이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합당은 당초 수도권 40곳 가량을 경합 지역으로 봤지만 최근 이 중 9곳이 경합 열세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에선 전통적인 보수 강세 지역인 강남갑(태구민)·강남을(박진)·강남병(유경준)·서초갑(윤희숙)·서초을(박성중)·송파갑(김웅)·송파을(배현진) 정도가 우세거나 경합우세인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서울 지역에선 2~3곳을 제외하곤 초경합 지역이거나 경합 열세란 평가다. 인천 역시 우세거나 경합 우세인 곳이 2곳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대전도 당초 전체 7곳 중 4~5곳까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이젠 3곳만 가능성이 있단 평가가 나온다. 전통적으로 보수가 강세를 보인 강원과 부산 지역도 경합으로 돌아선 곳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부산에선 4곳 이상이 경합이거나 열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재만 기자 /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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