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78년 KAL 707기가 소련 영내에 강제로 착륙한 사건은 기기 고장인 것으로 재차 밝혀졌습니다.
또 억류됐던 승무원 석방 과정에서 박정희 당시 대통령이 소련 등 동구권 국가들과의 수교를 위해 정치적 의도가 담긴 담화를 발표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외교부가 발표한 내용을 정성일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숱한 의문 속에 덮어졌던 대한항공 KAL 707기의 소련 영내 강제 착륙 사건은 역시 기기 고장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외교부가 공개한 문서에 따르면 KAL기는 지난 1978년 4월20일 파리를 출발해 미국 앵커리지에 도착할 예정이었지만 소련 영공을 침범했고 소련 전투기의 공격을 받고 나서 강제 착륙 당했습니다.
당시 우리 조종사는 항공기의 방향을 알려주는 자이로 나침반이 고장 나 영공을 침범하게 됐다고 진술했고 소련 전투기의 경고 방송이나 경고 사격은 받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소련 측은 KAL기가 경고 방송과 경고 사격에도 계속 도망 비행을 해 불가피하게 날개 쪽에 총격해서 강제 착륙시켰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이 사고로 우리나라 승객 1명을 포함한 2명이 사망하고 13명이 중경상을 입었습니다.
하지만 소련이 블랙박스의 음성녹음장치와 비행 자료 기록을 공개하지 않아 정확한 사건의 원인은 규명할 수 없는 한계를 보였습니다.
한편, 박정희 당시 대통령은 사고 직후 발표한 담화문에서 소련과 국교가 없었음에도 사의를 표해 정치적 의미가 담겼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대통령의 소련에 대한 사의표명은 전후 처음 있었던 일로 이를 계기로 동유럽 특히 소련과 대화를 시도할 수 있었다는 분석입니다.
당시 각국 정부와 언론들은 민간 항공기에 대해 발포를 한 소련에 대해 비인도적 행위라고 비난을 했고 벨기에는 해적행위라고 까지 표현했습니다.
mbn뉴스 정성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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