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현 "신천지, 이낙연 칭송 판넬까지 만들어 접근…모두 차단"

↑ 이낙연 전 국무총리를 보좌한 정운현 전 총리비서실장이 페이스북에 공개한 신천지 측과의 메시지 대화 내용.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낙연 전 국무총리를 보좌했던 정운현 전 국무총리비서실 비서실장은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이 이 전 총리를 포섭 대상으로 삼았다고 주장했다.
정 전 실장은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신천지가 이 총리에 대한 사회적인 평가를 이용하기 위해 접근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앞서 정 전 실장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신천지의 고위인사 포섭 시도 목격담'이란 제목의 글을 올려 신천지가 이 전 총리를 포섭 대상으로 삼았다고 주장했다. 정 전 실장은 2018년 11월부터 총리 퇴임 때까지 이 전 총리를 보좌했다.
그는 "이 총리와 이만희 총회장의 만남을 주선해 사진을 찍는다거나 하면 교세 확장이나 자기들 종교를 선전하는 데 좋은 활용 자료가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접근한 것으로 추측해본다"고 말했다.
정 전 실장은 신천지 위장단체라고 하는 'HWPL'(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 단체 신도들을 만난 사실을 언급하면서 "제 집무실에서 와서 인사하고 명함 교환했다. 자기들이 가져온 게 있었다"며 "홍보 책자와 두꺼운 화보집이 있었다. 이게 신천지 행사 화보집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몇 장 넘겨보니까 매 페이지마다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의 사진이 하나씩 꼭 있었다"며 "이게 신천지 관련이구나 하는 것을 그때 처음 알게 됐다"고 말했다.
정 전 실장은 이날 그들이 이 전 총리를 칭송하는 내용을 담은 판넬을 제작해 가지고 왔다고 전했다.
정 전 실장은 "판넬 제일 위에 '이낙연 총리님께'라는 제목을 넣고 아래에 빽빽하게 자기들 활동 내용과 군데군데 이 총리를 칭송하는 내용을 담은 판넬을 가지고 왔다"며 "그걸 총리에게 전해 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총리에게) 전해주지 않고 마지막까지 가지고 있다가 비서실장 퇴임할 때 그걸 파기했다"고 말했다.
이들이 신천지 신분을 숨기고 접근한 배경에 대해선 "사회적으로 신천지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가 있으니까 대놓고 처음부터 '신천지의 누구입니다'라고 하면 일이 좀 잘 풀리지 않을 것 같아서 이렇게 바람직하지 않은 방법으로 접근한 게 아닌가 추정을 해본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맹성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