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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연합뉴스] |
당명뿐 아니라 정당 컬러도 당을 정체성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선거때면 정당간 한판 컬러전쟁이 불붙는다. 안철수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장과 민중당은 '주황·오렌지 갈등'을 빚고 있다. 안 위원장이 변신을 꾀하기위해 기존의 초록색에서 오렌지로 당의 색깔로 바꿨는데 기존에 주황색을 사용하고 있던 민중당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민중당은 "소수정당이 가꿔온 이미지를 안철수라는 유명세를 이용해 앗아가 버리다니 대기업 갑질과 무엇이 다르냐"며 "주황색 가로채기를 그만두기 바란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에 국민당 측은 "눈을 조금 크게 뜨고 들여다보면 색이 좀 다르다. 국민당은 (주황색이 아닌) 오렌지색이다. 조금 더 비비드(vivid·선명한, 강렬한)하다"고 강조했다. 사실 비비드한 오렌지색과 주황색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통합 논의가 진행중인 호남계 3당이 어떤 당색을 정할 지도 관심사다. 현재 바른미래당은 청록색, 민주평화당은 녹색, 대안신당은 진녹색을 사용하고 있어 초록 계열이 우세하다.
전통적으로 정치권이 주요 사용하는 당색은 원색이다. 유럽에서는 보수당은 파랑색, 진보정당은 붉은 색이나 노란색을 선호하다. 다만 미국에서는 보수당인 공화당이 빨간색, 민주당이 파랑색을 사용한다. 국내에서도 보수당은 1981년 민주정의당 시절부터 30여년간 상징색을 파란색을 사용했으나 2012년 19대 총선을 앞두고 과감히 빨간색으로 바꿨다. 빨간색은 보수진영에서는 금기시되는 색깔인데 고루한 이미지를 벗기위한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민주당은 2013년 새누리당이 남겨둔 파란색으로 상징색을 바꿨다. 민주당 60년 역사상 처음이었다.
저서 '브랜딩 불변의 법칙'에서는 '색의 법칙'의 핵심으로 '주요 경쟁자와 다른 정반대의 색상을 쓰는 것이 브랜드를 차별화할 수 있다'고 꼽고있다. 펩시콜라가 코카콜라의 빨강색과 차별화하기위해 파란색으로 쓰는 것처럼 말이다.
[심윤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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