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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연합뉴스] |
그러나 강한 유감까지야.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때로 상대의 속이 뻔히 보이는 무례와 사소한 도발에 마주치곤 한다. 불편한 인간관계에서 일상사로 벌어지는 일이다. 그때 대응방법은 사람에 따라 다르다. 어떤 이는 발끈하고 어떤 이는 무시한다. 후자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보통 '같은 수준으로 엮이기 싫다'는 이유에서 그렇게 한다. 세상은 대개 이런 사람을 '고수'로 인정해준다. 발끈하면 상대 덫에 걸려든 것으로 본다. 성내면 지는 것이다. 하물며 국가간 관계에서야. 더구나 회담장 정돈을 담당하는 실무자 행동을 두고 공식 유감 표명은 격이 안 맞다. 우리 대통령이 일본 실무자와 싸우는 듯한 인상을 준다. 대통령의 상대는 아베 일본 총리가 되어야 하지 않겠나.
국가간의 실랑이는 큰 명분과 이해를 놓고 벌어질때 의미가 있다. 우리가 지난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유감을 표명해야 할 장면이 있었다면 그것은 한중 정상회의후 중국쪽 발표다. 홍콩과 신장 인권 문제에 대해 문 대통령이 '중국 내정문제'라 말한 것처럼 발표했고 중국 언론들이 대서특필했다. 논란이 커지자 청와대는 "'잘 들었다'고 말했을뿐 내정문제라고 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사실이 그렇다면 즉각적인 유감 표명이 있었어야 마땅하다. 이것은 대통령 발언 중간에 소음을 유발한 일본의 결례와는 비교할수 없이 중대한 문제다. 졸지에 한국 대통령이 인권적 가치에 무심한 마키아벨리스트가 되어 버렸다. 세계에서 이 문제를 내정문제라 주장하는 곳은 중국밖에 없다. 이걸 바로잡지 않으면 한국이라는 나라가 중국과 동류로 엮이게 된다. 홍콩 문제로 중국과 각을 세우고 있는 미국을 향해 "우리는 중국편"이라고 소리치는 것과 다름없다. 그럼에도 공식 입장 전달없이 자체 해명뿐이다.
이같은 대응의 차이가 중국은 무섭고 일본은 상대적으로 만만하게 여겨서 나온 것은 아니길 바란다. 우리가 언제부터 그렇게 비겁한 나라였나. 이보다 곤란한 것은 사안의 경중 판단이 헷갈리는 경
[노원명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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