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3년 10개월 만에 무제한 토론, 필리버스터가 진행되면서 웃지 못할 진풍경들도 펼쳐졌습니다.
토론자가 화장실을 가는 문제로 여야 의원들이 싸우는가 하면 밤낮없이 반말에, 고성, 막말이 오갔습니다.
박유영 기자가 모아봤습니다.
【 기자 】
자정이 넘은 시간 본회의장.
각 당 당번 순서에 따라 남은 여야 의원 열댓 명이, 앉은 채로 졸거나 독서를 하거나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며 지루함을 이깁니다.
밤새 조용하던 본회의장을 다시 시끌벅적하게 만든 건 여당 의원의 '화장실 신청'이었습니다.
▶ 인터뷰 : 김종민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의장님, 지난번에는 잠깐 화장실을 허락해줬다고 하는데 이번에는 어떻습니까?"
▶ 인터뷰 : 문희상 / 국회의장
- "그럼 그렇게 합시다."
▶ (현장음) 자유한국당 측
- "의장님, (토론자를) 교대하십시오. 교대."
'편파 진행'을 문제 삼던 야당 의원은 문 의장을 향해 원색적인 비난을 가했습니다.
「▶ 인터뷰 : 권성동 / 자유한국당 의원
- "졸지 말고 잘 앉아 계세요. 의원들 발언 잘 듣고. 나잇값을 하나 자릿값을 하나."」
「▶ 인터뷰 : 문희상 / 국회의장
- "막말하지 마세요. 내가 의장이에요 그래도. 당신이 뽑았잖아! (안 뽑았어 나는!)"」
발언을 마친 자당 의원에겐 격려를 쏟아내다가도,
▶ 인터뷰 : 장제원 / 자유한국당 의원
- "내용이 너무 좋았어. 역시 권성동이야. 4선 보장됐어, 4선 보장됐어."
토론이 거듭될수록 여야 신경전이 고조되면서 충돌 직전의 상황이 펼쳐지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한선교 / 자유한국당 의원
- "할 말 없으면 들어가세요 이제."」
「▶ 인터뷰 : 최인호 / 더불어민주당 의원
- "더 해볼까요 계속? 한선교 의원님, 한번 해볼까요? (해 봐!) 해 봐? (어디 의원한테 말이야!)"」
연말이 되도록 법안 처리 소식 대신 말싸움 소리만 들리는 국회, 국민은 그곳이 어떻게 민의의 장이냐고 묻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유영 입니다.
영상취재 : 민병조 기자
영상편집 : 김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