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움직임이 또 심상치 않습니다.
본인들이 제시했던 연말 시한을 앞두고 '크리스마스 선물' 운운하면서 도발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었는데, 신동규 기자와 뉴스추적해 보겠습니다.
【 질문 1 】
신 기자, 제가 오늘은 사진 한 장 가져와 봤어요.
얼마 전에 CNN에서 위성사진으로 보도한 내용인데, 저 사진에 컨테이너박스 있잖아요.
저 안에 든 게 이번에 북한이 말한 '중대한 시험'과 관련이 있겠죠?
【 기자 1 】
네, 그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중대한 시험'이 ICBM 고체연료 엔진 시험이나 아니면 위성발사용 신형 액체연료 엔진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는데요.
컨테이너에는 이와 관련된 재료나 부품이 들어 있을 가능성이 있고요.
또 어제(7일)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전화 통화를 했었죠.
이때도 북한의 '중대한 시험' 정황을 포착한 미국이 관련 내용을 공유하거나 우리 측과 논의하지 않았겠느냐, 이런 관측이 나옵니다.
장소도 의미심장한데, 북한이 말하는 서해위성발사장은 흔히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이라고 하는 곳입니다.
지난해 9월 남북 정상회담에서 폐쇄하기로 합의했던 곳인데, 그간의 합의를 언제든지 깰 수 있다는 경고의 의미로 보입니다.
【 질문 2 】
어쨌거나 아직 북한에서 정확히 어떤 시험인지 밝히지 않았잖아요?
고체연료 엔진 시험이라고 하면 기존 ICBM에 쓰던 액체연료와 뭐가 다른 겁니까?
【 기자 2 】
고체연료 엔진을 쓰면 기습발사가 가능합니다.
액체연료는 발사 전에 연료를 채워넣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좀 걸리는데요.
그 시간에 미국이나 우리 쪽에서 선제타격을 하거나 요격을 준비하는데 시간적인 여유를 가질 수 있고요.
고체연료는 그런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에 더 위협적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북한으로서는 비록 ICBM 발사는 하지 않았지만, 더욱 위협적인 것을 우리가 개발하고 있다.
그러니 멈추고 싶다면 만족할 만큼의 성의를 보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압박으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 질문 3 】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압박이라고 하면 미국 대선이 내년 11월이잖아요.
미국 대선에도 '북풍'이 불 가능성, 어떻게 봐야 하겠습니까?
【 기자 3 】
네, 미국 대선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겠습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핵개발과 미사일 도발 중단을 자신의 치적으로 내세워 왔는데요, 한 번 들어보시죠.
▶ 인터뷰 : 트럼프 / 미국 대통령(지난 3일)
- "(김정은 위원장과) 저는 관계가 좋습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있었다면 3차 세계대전이 벌어졌을지도 모릅니다."
자신의 치적으로 자랑해 왔던 부분이 깨진다면 일정 부분 정치적인 타격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전문가 의견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홍 민 /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 "트럼프 대통령의 성과를 다 무기력화 시키거나 제로로 만드는 시도일 수 있거든요."
【 질문 4 】
그런데 김정은 국무위원장 동향을 보니까, 트럼프 대통령한테 이렇게 돌팔매질을 해놓고 한가롭게 온천 구경을 갔더라고요.
무슨 의도가 있는 건가요?
【 기자 4 】
뒤에 사진이 김 위원장이 '양덕온천문화휴양지' 준공식에 참석해서 테이프 커팅을 하는 모습입니다.
그동안 북한이 경제건설 그리고 자력갱생을 강조하면서 관광산업을 키우려 하고 있는데, 양덕온천단지가 역점 사업 가운데 하나입니다.
결국, 북한이 말한 '새로운 길'이라는 게 관광산업으로 경제면에서 홀로서기를 하고 군사적으로도 첨단무기 개발을 이어가겠다는 것 아니냐, 이런 관측이 나옵니다.
한편으로는 북한이 스웨덴에서 북미 실무협상이 결렬된 후로 2달 동안 미국을 향해 발표한 성명이나 담화가 모두 16건 정도나 됩니다.
막상 북한 내부에는 알리지 않고 있어서 대화의 판을 깨려는 의도는 아직 없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 질문 5 】
가장 관심 사항 중의 하나일 것 같은데, 그래서 결국 내년 되면 ICBM을 쏠까요?
【 기자 5 】
당장 연초에 그럴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인데요.
핵실험이나 ICBM 발사는 북미 대화의 판을 깨는 소위 '레드라인'이어서 아슬아슬하게 선을 넘지 않는 수준의 도발을 이어갈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전문가 의견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신범철 /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 "(ICBM을 쏘면) 중국의 지지가 끊길 수 있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미국을 압박하면서도 중국의 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옵션이 최상이라고 볼 것이고…."
북미 대화에 극적인 진전이 없다면 지금과 비슷한 혹은 더 높은 강도의 갈등 국면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멘트 】
한미 간에도 이런저런 얘기는 계속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정말 이번 연말은 '한반도 전쟁위기설' 같은 것 없이 잘 지나갔으면 좋겠네요.
신동규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