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의 무차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전략으로 열흘도 남지 않은 정기국회가 '올스톱'됐습니다.
여야는 오늘(1일) 책임 공방만 벌이며 민생입법 처리를 위한 뚜렷한 방안은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치력 부재 속에서 출구 없는 '치킨게임'이 계속되는 양상입니다.
내일 본회의를 열어 민식이법을 비롯한 민생법안을 먼저 처리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으나 벼랑 끝 대치 중인 여야가 협상을 통해 이에 합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민주당은 한국당을 맹비난하면서 '협상 정치의 종언'을 선언했습니다. 선거제 개혁안과 검찰개혁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처리 활로는 한국당을 제외한 '4+1'(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공조를 통해 찾겠다는 생각입니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회를 완전히 마비시켜 20대 국회가 끝날 때까지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만들려는, 필리버스터의 미명 아래 난폭하게 진행한 정치적 폭거"라고 한국당을 비판했습니다.
또 "한국당은 민식이법을 먼저 처리하자고 했다고 주장하는데 명백한 거짓말"이라며 "이런 주장을 반복하면 알리바이 조작 정당으로 규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한국당은 민생법안 처리 불발의 책임을 민주당에 돌리면서, 본회의가 열리지 않은 것에 대한 민주당과 문희상 국회의장의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민식이법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키지 못하게 한 건 바로 여당이다. 우리는 본회의를 열어달라고 했다. 민식이법은 필리버스터 대상도 아니었다"면서 "그날(11월29일) 본회의가 열렸다면 민식이법은 통과됐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2일 본회의를 소집해 민식이법 등 어린이교통안전법, 유치원 3법, 원내대표 간 처리에 합의한 데이터3법과 국회법 등 민생개혁법안을 우선 처리하자"고 민주당과 한국당에 제안했습니다.
바른미래당의 '2일 원포인트 본회의 개최' 제안에 대해 민주당과 한국당 모두 원론적으로는 찬성한다는 입장이지만 서로에 대한 불신이 크고 필리버스터에 대한 생각이 달라 실제 합의까지는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필리버스터가 완전히 전제되지 않은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고 순수한 민생법안, 경제활력법안, 비쟁점법안을 처리하자고 한다면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면서도 "솔직히 말하면 이제는 제 마음속 의심이 커졌다. 민생법안 처리 정신이 제대로 지켜질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말했습니다.
민주당은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더 신청하지 않는 것은 물론, 기존에 신청한 199개 안건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철회해야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필리버스터를 신청하지 않은 법안, 대표적으로
그러나 한국당은 기본적으로 선거제 개혁안·검찰개혁안 지연을 위한 필리버스터를 국회법에 따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어 기존에 신청한 필리버스터는 철회하지 않을 전망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