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전방부대서 "포 한번 쏴보라"…대놓고 군사합의 위반

【 앵커멘트 】
남북이 군사행동을 하지 말자고 합의한 곳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포 사격'을 지시했습니다.
9·19 군사합의를 대놓고 위반한 건데, 남측과 합의를 지킬 필요를 못 느낀다는 경고성 메시지일까요?
주진희 기자입니다.


【 기자 】
북한 매체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서해안 남북접경지역의 군부대를 예고없이 찾았다고 보도했습니다.

▶ 인터뷰 : 조선중앙TV
- "경애하는 최고 령도자 동지께서는 해안포 중대 ２포에 목표를 정해주시며 한번 사격을 해보라고 지시하셨습니다. 해안포중대 군인들은 포사격술을 남김없이 보여드리고…. "

김 위원장이 찾아간 창린도 방어부대는 9·19 남북군사합의에서 '포 사격을 포함해 적대행위를 하지 말자'고 합의한 서해안 완충지대 안에 있습니다.

즉, 남북이 포 사격 중지 지역으로 합의한 곳에서 대놓고 포를 쏴보라고 지시한 겁니다.

▶ 인터뷰 : 최현수 / 국방부 대변인
- "관련 사항에 대해서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해안포 사격 훈련은 그간 충실히 이행해 온 9·19 군사 합의를 위반한 것입니다."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창린도 군부대를 찾아 포사격이 이뤄진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최현수 / 국방부 대변인
- "(어느 정도 시점에 사격이 이루어졌는지 알 수 있을까요?)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확인해 드릴 수 없음을 양해 바랍니다."

백령도에서 불과 40km밖에 떨어지지 않은 지역이라, 우리 군이 포사격을 모르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9·19 군사합의 지역이고, 우리 군의 첩보능력에 관한 부분인 만큼 먼저 공개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포 사격 훈련장면은 공개하지 않아 대남 도발의 수위조절을 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다만 최근 북한이 남북 합의가 지켜지지 않는다고 불만을 쏟아내고 있어 그 연장선상에서 군사합의를 건드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MBN뉴스 주진희입니다.[jhookiz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