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엿새째 단식농성…"잎은 떨어뜨려도 나무 못 꺾어"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오늘(25일) 청와대 앞 단식 농성을 엿새째 이어갔습니다.

지난 20일 단식에 들어간 황 대표는 최근 사흘 연거푸 국회 천막이 아닌 청와대 주변 텐트에서 밤을 보냈습니다.

특히 전날 내린 비에 이어 이날 아침 영하의 강추위가 찾아오면서 황 대표는 체력이 더욱 저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전날부터 앉아있지 못한 채 대부분의 시간을 누워 지내고 있습니다.

황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간밤 성난 비바람이 차가운 어둠을 두드린다. 이 추위도 언젠가는 끝이 나겠지요"라고 적었습니다. 자신이 겪는 정치적·육체적 고난을 빗댄 표현입니다.

그러면서 "잎은 떨어뜨려도 나무 둥지를 꺾을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황 대표는 농성장을 지키기 위해 지난 22일 김영삼(YS) 전 대통령 서거 추모식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이날 한국당 주최로 열린 추모행사에도 불참했습니다.


대신 박맹우 사무총장을 통해 보낸 추모사에서 "1983년 대통령께서 단식투쟁을 통해 사수하셨던 자유민주화가 지금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져있다"고 했습니다.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했던 YS의 단식투쟁을 좇아 자신도 '잎은 떨어뜨려도 나무 둥지를 꺾을 수 없다'는 각오로 단식을 이어가겠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황 대표는 "가장 어두운 독재 시절에도 '오늘 죽어도 영원히 사는' 정신, '새벽이 온다'는 정신으로 새길을 내셨다"고 YS의 단식에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황 대표는 자신의 단식을 '필사즉생'으로 표현했습니다.

그는 "좌파독재의 다른 이름인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연비제(연동형비례대표제)법을 막기 위해 우리 당은 치열하게 투쟁하고 있다"며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다짐하기도 했습니다.


이날 황 대표 텐트에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를 비롯해 인명진 전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박형준 전 국회 사무총장, 무소속 이언주 의원 등이 방문했습니다.

이 대표는 황 대표를 만나고 나서 기자들에게 "기력이 빠져 있어서 거의 말씀을 못 하신다"며 "빨리 단식을 중단하고, 나하고 협상을 하자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황 대표는 이날 농성장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지 못했습니다. 나경원 원내대표가 대신 회의를 이끌었습니다.

황 대표는 대신 박 사무총장을 통해 "자리를 지켜주는 분들께 고맙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최고위원들을 비롯해 권성동·김명연·김도읍·김현아 의원이 자리를 지켰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