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리포트에서 보신 것과 같이, 지소미아 문제는 아직 끝난 것이 아닙니다.
현재 상황에서 유예 결정이 갖는 의미와 전망을 신동규 기자와 뉴스추적하겠습니다.
【 질문 1 】
신 기자. 이번 결정을 두고 일부에서 현금 주고 어음 받았다는 말도 나와요.
일본에서도 본인들 승리다, 이런 말이 나오는데, 어떻게 봐야 합니까?
【 기자 】
먼저 청와대 얘기를 들어보면요.
일본 쪽에서 반도체 3가지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와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까지 재검토할 의향을 비췄기 때문에 지소미아 종료를 연기했다는 입장입니다.
또 지소미아나 WTO 제소 둘 다 어디까지나 '중지'이기 때문에 상황을 봐서 재가동을 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그동안 일본은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문제 삼으면서 수출규제와 관련해서는 대화조차 거부하고 있었는데요.
어쨌거나 일본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죠.
반면에 말씀하신 대로 일본 쪽에서는 '거의 이쪽의 퍼펙트게임이다'라는 평가도 나오는데, 일본 정부 관계자 말을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이다 요이치 / 일본 경제산업성 무역관리부장
- "향후에도 개별 심사를 통해 허가를 실시할 방침에는 아무런 변경도 없습니다."
수출규제를 철회하지는 않으면서 사실상 지소미아는 유지하고 WTO 제소도 중지됐으니, 결국 한국의 양보를 받아낸 것이라는 평가입니다.
【 질문 2 】
박지원 의원이 이런 말을 했죠, 미국이 참 세다.
사실 이번 지소미아 종료 연기와 수출규제 관련 한일 국장급 협상 재개는 미국 때문이다, 이렇게 볼 수 있지 않아요?
【 기자 2 】
네, 그렇습니다.
반응만 봐도 두 팔 벌려 환영하는 분위기인데요.
미국 입장에서 한일 지소미아는 한미일 삼각동맹의 근간이 되기 때문에 북중러, 특히 중국을 견제한다는 측면에서 필요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중재하지 않겠다고 하다가 막상 종료가 임박하니 거의 강제 조정 수준까지 개입했는데요.
이달 들어서만 미국 정부 고위급 인사가 10명 가까이 한국을 찾았을 뿐 아니라 미국 상원은 만장일치로 지소미아 연장 결의안을 채택하기도 했습니다.
아주 직설적으로 지소미아를 연장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는데 한 번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제임스 리시 / 미국 상원 외교위원장(지난 21일)
- "(지소미아 종료는) 한국에 주둔한 미군의 위험을 증대시키고 한미 동맹에 손상을 줍니다."
이 때문에 한일 양국이 한발씩 물러섰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질문 3 】
조금 다른 각도로 살펴보면 한일 문제가 한미 문제까지 확대됐다는 지적도 있잖아요.
지소미아 카드로 미국을 건드리면서 한미 동맹 균열이 났다는 것인데, 우리 정부에 대한 미국의 의구심도 커졌다는 우려가 있던데요?
【 기자 3 】
우리 정부로서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 같습니다.
바꿔말하면 이 정도가 아니면 일본을 움직일 수 있는 마땅한 카드가 없었다고도 볼 수 있겠는데요.
미국이 추진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에는 동맹으로서 한국의 신뢰도가 떨어진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기는 합니다만, 결과적으로 미국의 요구를 어느 정도 수용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다만, 현재 상황에서 앞으로 우리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실제로 내리면 한미 동맹에 악영향이 된다는 점은 피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동시에 일본도 미국 눈치를 봐야 하기 때문에, 어렵게 마련된 한일 대화를 계속 이어가야 한다는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 4 】
앞으로 한일 대화는 어떻게 진행되겠습니까?
【 기자 4 】
큰 틀에서 쟁점은 일본의 수출규제 해소와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보상 방안, 이 가지로 나뉩니다.
이를 감안하면, 산업통상자원부와 일본의 경제산업성이 한 축으로 수출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또 다른 한 축으로는 외교부와 일본 외무성은 강제징용 해법을 논의하는 '투 트랙'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강제징용 문제는 피해자들의 공감대를 확보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현 상황은, 일단 시간을 벌어 놓은 상태에서 두 나라가 정상회담을 통해 큰 틀의 합의를 하고 실무적인 해법을 마련하는 과정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멘트 】
이번에야말로 양국 정부뿐 아니라 피해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묘안을 찾아내야 할 것 같습니다.
뉴스추적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신동규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