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정치권에서 쇄신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여야 할 것 없이 '사람을 바꾸자, 이게 화두인데요.
자유한국당은 사상 초유의 현역 의원 50% 교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86세대 교체론이 거론되고 있고요.
오늘(23일) 뉴스추적, 정치부 서정표 기자와 쇄신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 1 】
서 기자, 한국당의 3분의 1 컷오프부터 얘기해보죠. 한국당이 쇄신의 칼을 제대로 빼든 거 같아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현재, 한국당 의원 수는 비례의원 17명을 포함해서 모두 108명인데요.
3분 1 컷오프는 지역구 의원 91명에 해당하는데 내년 총선에서 27명 이상 공천을 안하겠다는 겁니다.
박맹우 총선기획단장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박맹우 / 한국당 사무총장(지난 21일)
- "21대 총선 시 현역 의원 절반 이상 교체하는 개혁공천하기로 했습니다. 교체율을 높이기 위해서 현역 의원 3분의 1 이상 컷오프를…."
이렇게 3분의 1을 공천 안하면, 실제 선거에서 50% 이상 물갈이를 한다는 건데요.
20대 공천 교체율 25%와 비교하면 상당히 파격적이죠.
【 질문 2 】
그런데, 이 공천안을 발표한 시점을 주목하게 되더라고요. 황교안 대표의 단식 돌입 바로 다음날 했잖아요?
【 기자 】
그동안 한국당이 민주당에 비해서 쇄신안 마련을 안 한다, 툭하면 광화문 장외집회만 한다, 이런 비판이 많았는데요.
황교안 대표가 단식에 들어가면서 '쇄신'에 대해서도 상당히 힘을 줬는데요.
발언 보시겠습니다.
▶ 인터뷰 : 황교안 / 자유한국당 대표(지난 20일)
- "당을 쇄신하라는 국민의 지엄한 명령을 받들기 위해 저에게 부여된 칼을 들겠습니다."
지금 이 상황을 설명드린 이유가 있는데요.
황 대표가 단식에 착수하자 제일 먼저 나온 반응이 뭔지 아시죠?
'뜬금없다, 명분이 약하다' 이런 비판이 있었는데요.
그런데 3분의 1, 컷오프가 나오면서 그런 비판이 조금 누그러졌습니다.
그런데 눈여겨봐야 할 게 하나 더 있습니다.
초재선 의원들이 내년 총선 공천을 지도부에 위임한다는 연판장을 작성하고 있는 건데요.
현재 재선 의원 30명 중에 29명이 백지위임장에 서명을 했는데 "공천에 대해서 지도부의 결정 사항을 따르고, 불복하지 않는다"는 내용입니다.
【 질문 3 】
그러니까, 지금 한국당의 이런 흐름을 보면, 황교안 대표의 고도의 전략이다, 의원들은 지도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런 거네요.
【 기자 】
네. 수면 위에서 보이는 움직임은 일단 그렇습니다.
연판장에 이름을 올린 김태흠 의원의 말 들어보시겠습니다.
▶ 인터뷰(☎) : 김태흠 / 자유한국당 의원(재선)
- "구성원들이 희생과 헌신으로 당을 새롭게 쇄신하고 바꾸자, 라는 그런 의미에서…."
【 질문 4 】
이런 파격적인 컷오프에 대해 당내 비판은 없습니까?
적지 않을 것 같은데요.
【 기자 】
오늘 한국당의 한 의원과 통화를 했는데, 익명을 요구하면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3분의 1 컷오프, 성급한 발표다, 그리고 총선기획단에서 할 게 아니다. 공천관리위원회가 꾸려지면 할 일이다"
사실상 월권이라는 건데, "결국 실제 공천에서 실현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조용히 있는 것이다"고 비판했습니다.
【 질문 5 】
그렇군요. 민주당에서는 특정 세대, 즉 86세대에 대한 교체론이 급부상하면서 시끄러운 거 같아요?
【기자 】
네. 86세대, 사실 386이 더 익숙하시죠.
80년대 학번 그리고 60년대생, 흔히 '운동권세대'라고 일컫는데요.
현재 대표적인 민주당 86세대는 이인영 원내대표와 우상호 의원 등이 있습니다.
【 질문 6 】
그런데, 갑자기 왜 86세대 교체론이 떠오른 거예요?
【 기자 】
민주당 내 소신파 가운데 한 명인 이철희 의원이 최근에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의미심장한 말을 했었는데요.
"86세대는 이제 마침표를 찍을 때가 됐다"
그런데,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지난 17일 '출마를 안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임종석 전 비서실장은 대표적은 86세대로, 86세대 상징과도 같은 인물인데, 불출마 선언이 파장도 컸고, 교체론이 탄력을 받은 겁니다.
하지만, 이인영 원내대표는 곧바로 불편함을 드러내기도 했는데요.
들어보시겠습니다.
▶ 인터뷰 : 이인영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지난 18일)
- "모든 사람이 다 나가야 되는 건 아니잖아요. 남아서 일할 사람들은 남아서 일하고…."
우상호 의원은 아예 "모욕감 같은 것을 느낀다"고 직설적으로 말하기도 했습니다.
【 앵커멘트 】
여야 할 것 없이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 라는 공통 인식이 있어 보이는데 실제 총선에서는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서정표 기자 수고했습니다.(끝)